지적 재산권을 청구한 인디언 문화유산

로컬 문화도 돈이 됩니다

by 젊은 느티나무

미국에 와서 맨 처음 놀란 것은 나 보다 키 작은 사람들이 많다는 것과 나 보다 피부가 흰 사람들이 드물다는 사실이었다. 영화에서 보던 키가 크고 흰 피부의 배우들을 미국의 전형적인 사람들이라 오해한 때문이다. 미국이 멜팅팟, 문화와 언어가 다른 200개국이 넘는 나라에서 온 사람들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을 잠시 망각한 때문이기도 하다. 나는 보통 키인데 미국에 살면서 작다라고 느낀 적이 한 번도 없었고 피부색은 말할 것도 없다. 보통 백인 들은 주로 얼굴이 붉거나 아니면 주근깨가 많거나 그도 아니면 태닝(검게 그을린 피부를 건강미로 여김)을 해서 피부색이나 생김새로도 내가 동양 사람인지 즉시 알아보는 사람이 드물다.


나도 궁금해서 인터넷으로 찾아보았다. 어떻게 흰 피부를 가질 수 있었는지. 부족한 자료였지만 몽골과 러시아 사이에 위치한 '바이칼'호수의 부리타 족(부여족)과 DNA가 일치한다는 것이었다. 북방계와 남방계로 이루어진 한국인들 중에서 피부색이 흰 편이면 북방계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미국에서 만난 러시아계 유대인과 유크레인(우크라이나, 구 소련에서 독립) 사람들이 나에게 친절하게 굴었는지 알 것 같았다. 러시아에 살던 아시아인들이 베링해를 거쳐 추운 겨울에 얼음 위로 썰매를 타고 신대륙, 미국으로 건너가 아메리칸 인디언이 되었다고 보면 맞을 것 같다.


시어머니는 Irish(아릴랜드인)이고 시아버지는 French Canadian( 프랑스에서 건너와 캐나다 동부에 정착한 사람들)이다. 캐나다에 있는 퀘벡은 아예 캐나다의 리틀 프랑스라고 봐도 좋을 정도로 프랑스 문화와 언어를 간직하고 있는 도시이다. 미시간이 캐나다와 동부의 온타리오 호수( 5 대호 중의 하나) 인접해 있으므로 당연히 물적 인적 교류가 이루어졌을 것이다. 그런데 시아버지의 DNA에는 native Indian의 혈통도 가지고 있다. 5대 조상, 거의 시조에 가까운 분이 네이티브 인디언이다. 시아버지는 5형제 중 장남인데 바로 밑에 동생이 뉴 멕시코에서 살며 인디언 전통문화와 작품 활동을 하고 가르친다고 한다.


작년에 베이스먼트 바닥을 새로 깔면서 그동안 창고처럼 쓰며 쟁여 놓은 물건들을 처분하다가 그림 한 점을 발견을 했다. 시아버지 동생이 오래전에 그린 그림이었다. 그러다 이번 인테리어를 하면서 보헤미언 스타일 (예술가적인 스타일)을 구현하면서 리넨 커튼을 걸고 벽을 흰색으로 칠했는데 그 그림이 떠올라 베이스먼트에서 꺼내와 벽에 걸었다. 복사 본이 아니고 원본이라는 점과 그림에 있는 푸른색이 책장과 다이닝 룸 의자에 칠한 딥 블루와 조화를 이루는 것이 좋았다. 그러고 나서 알게 되었는데 인디고 색이 네이티브 인디언들이 많이 쓰는 색이라는 사실이다 그래서 이름이 '인디고'인 것이다.



원주민 문화 지적 재산권: Indigenous Cultural and Intellectual Property (ICIP)


저작권은 문학, 음악, 공연 예술이나 작품 같은 개인의 창작물에 대한 협소한 범위의 보호라면 ICIP는 원주민 집단의 고유한 문화로 언어, 영적 지식, 사는 장소나 재료에 이르기까지 그 문화의 유산에 대한 모든 것을 통칭한다. 그러므로 저작권은 공동의 소유권을 가진 ICIP를 보호하지 못한다. 예를 들어 미국의 인디언 원주민, 뉴질랜드의 원주민 마오리족이나 호주 원주민이 가지고 있는 그들만의 컬처가 ICIP에 해당한다.


위 이미지에 볼 수 있듯이 인테리어의 콘셉트가 여러 원주민의 것을 본 따온 것이다. 천막처럼 보이는 것은 몽고 유목민의 거처 Yurt에서 따오고 쿠션의 디자인, 컬러와 요람에 아기를 보호하기 위해 걸어 놓는 드림 캐쳐(dream catcher)는 네이티브 인디언에서 따온 것이다. 드림 캐쳐는 동그란 테두리에 망사로 만든 네트에 깃털을 꼽아 만든 것으로 디자인보다는 그것의 상징,’ 보호’를 따 왔다고 볼 수 있다.


원주민 인디언들의 문화유산을 돈 한 푼도 들이지 않고 차용한다? 여기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예전처럼 쓰는 사람이 별로 없을 때는 그냥 넘어갔지만, 너도 나도 차용하는 요즘 같은 시기에 유산의 보호를 목적으로 청구권을 신청하고 나섰다는 것이다.


아프리카 말리에서 만드는 머드천의 고유 색깔은 블랙, 화이트, 러스틱(황토색), 아니면 그레이이다. 그런데 미국에서 현재 유행하는 머드 천 쿠션에 인디고 색이 있다. 내 생각에, 인테리어 디자이너들이 미국의 정체성을 네이티브 인디언과 아프리카 흑인의 문화에서 찾는 것 같다. 모던 스칸디 등 유럽의 인테리어들은 그동안 많이 접해와서 새로울 것이 없고 새로운 것을 찾아내 미국적으로 재 해석했다는 얘기다. 아니면 저작권을 피하기 위해 디자인은 아프리카에서 컬러는 네이티브 인디언에서 차용한 것인지도 모른다. 농담이지만 나중에는 네이티브 인디언들이 인디고 색에 지적 재산권을 청구할지도 모르겠다.


결론: 4차 산업 혁명 후 관광이 큰 국가적 수입원


결혼 10주년 기념으로 바하마 크루즈 여행에 무척 들떠 있었다. 바하마 원주민을 볼 수 있으리란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결론은 엄청 실망이었다. 내가 본 것이라고는 서구식 쇼핑센터만 가득 찬 거리였다. 물론 찾아 들어가면 찾을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너무 낭만적이고 비현실적인 기대를 가지고 있었다고 보는 편이 맞을 것 같다. 관광은 그 나라 문화를 보기 위해 가는 행위이다. 결혼 20 주년 기념으로 벨리즈에 갔을 때는 그래도 만족스러웠다. 서구화되지 않은 로컬 문화를 간직하고 있었고 관광으로 먹고사는 나라이지만 그 흔한 맥도널드 음식점 하나가 없었다. 로컬 문화를 보호하기 위한 의도 적인 행위라 생각이 들어 존경심마저 들었다.


발전된 모습도 좋지만 이제는 가던 길 멈추고 뒤 돌아보며 우리가 무엇을 가졌던가 생각해보아야 하는 시기인 것 같다. 로컬 한 것이 가장 글로벌한 것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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