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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젊은 느티나무 Dec 28. 2020

영화 <원더 우먼 1984> vs 원더 우먼 2020

내 안의 영웅을 끌어내는 법

초반부: 외부의 적과 싸우는 원더 우먼

남편이 같이 보자 할 때만 해도 새로 나온 버전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왜냐면 도입부의 아마존 여전사 장면은 2017년 <원더 우먼> 영화와 비슷했기 때문이다. 챔피언을 뽑는 경기에서 가장 어리지만 뛰어나기도 한 다이애나(원더우먼)가 자기보다 훨씬 강하고 키도 큰 여전사들을 상대하기에 역부족이 되자 트릭을 써서 결승점을 도착해 우승하기 직전 낚아 채인다. 그리고 물 불을 가리지 않고 사기를 쳐서 우승하기보다 정직하게 우승하는 것의 소중함에 대해 선배들로부터 배운다.


배경은 1984년도의 어느 샤핑몰에서 어린아이를 인질로 잡고 도망가는 은행강도들을 향해 바람같이 나타나 악당을 물리 친다. 그때의 원더 우먼은 "린다 카터"의 원더 우먼 시대를 재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똑같은 복장이지만 불 빛이 반짝이는 golden lasso, 금 밧줄이라는 것만 빼고 여전히 거리의 악당과 싸우고 물리 치는 영웅이기 때문이다. 이는 마치 악당은 우리 밖에만 있음을 암시한다.


배경이 다시 워싱턴 주 스미소니언 박물관으로 바뀐다. 바바라가 입사 신출내기로 들어오는 첫날에 손에 들고 있던 서류 가방을 놓쳐 서류가 쏟아져 나왔는데 지나가는 남자들이나 뒤에서 그를 보고 있던 남자들도 모른 체한다.(이것은 정말 과장이라고 생각한다) 그녀가 너드(공부만 잘하고 패션감각 없는 촌뜨기) 임을 강조하기 위한 장면이다. 그녀를 도와주는 이는 같이 일하는 동료 여자, 다이애나이고 집에 가는 길에 공원에서 위험한 일을 당하기 직전 다시 나타나 그녀를 구해 준다. 바바라는 매달리 듯 처음 본 날에 친구가 되기를 간청한다. (자신감이 없고 관계를 통해서만 안정을 느끼는 자존심 약한 성격을 표현) 그녀가 일하는 곳은 화석을 수집해 놓은 곳으로 FBI가 관심을 갖는 스톤이 있는 곳이고 이 드림 스톤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중반부: 내부의 적과 싸우는 원더우먼

바버라가 드림 스톤이 있는 데스크에 돌아와 다니애나(원더우먼)에게 도움을 받은 것이 너무 좋아서 그녀와 같이" strong, sexy, cool, special" 한 여자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읊조렸는데 깨어보니 촌스러운 너드가 아니라 레깅스를 신고 짧은 미니 드레스와 힐을 신은 멋쟁이로 변해 있었다. 자기를 괴롭힌 공원에서 만나 놈팡이를 보기 좋게 때려눕히는데, 변하기 전 친절하고 동정심 많았던 그녀는 사라지고 없다.

그리고 만난 남자, 맥스와도 보자마자 친해진다. 맥스는 미디어에서 일하는 사람으로 사업이 망해가기 직전으로 빚에 쪼들리며 입양한 어린 아들이 하나 있다. 맥스는 드림 스톤이 어떤 것인지 알고 바바러에 접근해서 훔쳐와 남들이 원하는 것을 뭐든 들어줄 수 있는 사람으로 되길 원하자 그렇게 돼버린다.


다이에나(원더 우먼)는 호감을 갖고 접근하는 남자를 과거 잊지 못한 사랑한 남자로 치환해 버린다. 과거의 남자가 현재의 삶에 등장해 남자 친구를 데리고 다니며 여기저기 과거와 다른 현재를 보여준다. 에스컬레이터와 비행기를 보고 신기해하는 남자 친구,  여기서부터 이야기가 맥이 빠지면서 졸리게 한다. "아니 원더 우먼 영화 아니었나" 하는 의심이 들면서 깜빡 졸았다.(이 부분의 할애도 잘 짜인 각본임을  영화가 끝난 뒤에 알게 되었다. 그만큼 후반부의 감동이 컸다는 얘기다.)


남자 친구와 함께 악당, 맥스를 찾아 나선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들어주면서 점점 더 파워가 세어지는 맥스, 원더우먼은 그와 싸우면서 힘이 부족해지고 부상까지 당한다. 이에 남자 친구가 나를 보내달라고 한다. 그러자 “내가 원하는 것은 단 하나, 너와 함께 있는 것뿐이라고 그럴 수 없다”라고 울면서 말한다. 그러자 남자 친구가 하는 말, "나는 이미 가고 없잖아" 너는 세상을 위해서 나를 포기해야 한다고 한다.


마침내 그를(과거를) 보내고 하나밖에 없는 자신의 소원을  포기하자 다시 힘을 얻는다. 소원이 자기를 향했을 때 보다 타인을 향했을 때 파워가 회복이 되고 더욱 강해진다. 이번에 골든 아머, 금으로 된 갑옷을 입고  방어할 수 있는 날개까지 달려 있다.  원더 우먼이 맥스를 공격하는데 나타나 맥스를 도와주는 악녀로 변한 친구, 바버라를 마주한다. 이미 그녀는 사악한 존재가 되었고 그녀와 결전을 벌이는 원더우먼은 방어하던 갑옷 날개마저 벗어던지고 악녀에게 마지막 일격을 가한다.


여기서 갑옷의 날개는 방어기제를 상징한다. 방어 기제마저 내 던졌을 때 인간이 얼마난 강해 질 수 있는 지를 말하고 있다. 그 악의 화신으로 변한 바바러에게 소원을 포기하라고 말하자 "never"고 말한다. 한 번 파워의 맛을 본 바바라가 그 파워를 내려놓는다는 것은 죽기보다 힘이 든 것임을 암시한다.


후반부: 더 이상 싸우지 않는 원더우먼

맥스가 점점 더 많은 사람들에게 미디어를 통해서 바라는 바 대로 해줄 테니 원하는 것은 무엇이 든 지 말하라고 한다. 여기저기서 원하는 바를 말하는데 세상은 그야말로 혼돈(chaos)으로 빠져 든다. 왜냐면 그 위시, 소원이라는 것이 각자 다 이기적인 것(권력, 돈, 물질)이기 때문이다. 더 많은 것을 원하라고 부추기며 점점 더 많은 것을 원하자 거의 파괴적인 수준에 이른다.

대항할 수 없이 커진 악에 원더우먼은 결국 자기의 힘마저 포기한다. "나는 더 이상 더 많은 것을 원하지 않는다, I don't want to want more, any more”, “진실은 아름답다, Truth is beautiful."이라고 말한다. 어디선가 들리는 아빠를 찾는 소리에 정신을 차린 맥스가 그제야 소원을 다시 정하며 자기 아들을 찾고 싶다고 말한다. 모든 사람들이 자기의 소원을 수정하기 시작하며 모든 질서가 다시 제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한다.

아들을 다시 만난 맥스는 " 아빠는 대단한 사람이 아니야, 내가 거짓말했어, 언젠가는 네가 자랑스러워할 만한 아빠가 될 테니 나를 용서해 다오"라고 하자 아들이 "아빠 그럴 필요 없어요, 아빠를 사랑해요, 제 아빠잖아요"라고 말한다.

마지막 장면에서 원더우먼은 처음에 접근했던 남자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며 담소 나누는 이웃집 누나 같은 여자로 되어 있다. 현대의 영웅은 나와  같은 평범한 사람임을 암시하는  아닐까?


보통 사람이 영웅이 되는 법을 영화를 통해 알아보면

발목 잡는 과거와 이별할 것

모두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할 것

끝도 없이 좀 더 많이 갖는 것을 중지할 것

가족을 회복할 것

별점: 다섯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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