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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젊은 느티나무 Jan 08. 2021

프랑스에서 문화충격

내가 받은 인상은 관광 농업 국가

2019년 파리에서 다섯 시간 걸리는 에피날 이란 소도시에서 "Theater on ice" 대회에 딸아이가 미국 팀의 일원으로 참가하여 남편과 처음 프랑스에 발을 디디게 되었다. 4월이라 좀 쌀쌀한 날씨였는데 피크 시즌이었는지 첫날 베르사유 궁전에 들러 보니 끝도 없는 줄들이 안 밖으로 늘어서 있었다.  하는 수 없이 밖에서만 바라보고 서둘러 에피날로 운전해야 했다. 그다음 날 아침 점호를 하기 때문에 연습에 늦을 수가 없어 스케줄을 마추어야 했기 때문이다.  대회를 위해서 온 것이므로 그 일정에 맞추는 것이 우선이었고 관광을 끼워 넣긴 했는데 파리는 첫날과 마지막 날에 만 가능했다.

1. 노는 땅이 하나도 없이 빽빽이 심어진 땅

파리에서 에피날로 오는 동안 노는 땅이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땅이 개간이 되어 있었다. 노란색(아마 유채꽃) 녹색(보리 아니면 밀?) 아니면 가끔은 갈색(개간해 놓은 땅)이 그림처럼 구획되어 마치 물감으로 칠해 놓은 것처럼 보였다. 4~5 시간 이면 정말 긴 시간인데 잡 풀이 나있거나 땅이 노는 것처럼 보이는 곳이 한 군데도 없었다. 그래서 농사를 짓는 농가가 있나 찾아보니 농가도 많지 않았다. 기계 영농인 것 같았다. 관광객 보기 좋으라고 꽃을 심지는 않았을 거고 이게 뭐지 하는 생각에 유심히 보았다. 밭농사 짓는 농업국가라는 것이 확연했다. 선진국은 농업과 안 어울린다는 편견을 갖고 있어서 인지 놀라웠다.

2. 호텔에서 일하는 안내원도 영어를 못한다.

파리에서 차(Clio)를 렌트해서 몰았는데 스틱 운전용이라 오랜만에 잡아보는 재미가 있었고 차가 작고 야무져서 맘에 들었다. 구글 맵 따라 호텔을 찾아갔는데 목적지에서 한 시간 정도 떨어진 "낸시"라는 곳에 도착하여 모임 장소를 찾으니 없었다. 비슷하게 생긴 호텔로 들어가 여기가 어디고 어떻게 찾아가야 할지 물으려 했는데 프런트 데스크에 있는 안내원처럼 보이는 제복 입은 남자가 영어를 한 마디도 못해서 허탕을 쳤다. 하는 수 없이 먼저 도착한 친구 엄마에게 전화를 해 우리가 엉뚱한 도시에서 헤매고 있음을 알았고 에피날을 향해 출발하여 도착하였을 때는 이미 어두워진 후였다.


3. 집들이 다 고풍스럽다.

20 명의 팀원과 가족들이 메인 호텔과 서브 호텔에서 나누어 숙박을 하게 되었다. 우리는 룸을 두 개 예약하여 하나는 딸이 또 다른 하나는 남편과 내가 묵었다. 아빠와 같이 온 친구가 딸의 방으로 sleepover 해서 따로 챙겨 줄 필요가 없었다. 둘이 팀 스케줄 따라 team shuttle로 이동하면 되어서 남편과 나는 둘만의 오붓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숙박한 호텔은 내부가 깨끗하게 정비되어 있었지만 결코 새로 지은 건물은 아니었다. 100년도 넘었을 것 같은 건물인데 낮고 편안한 두 개의 싱글베드와 나지막이 벽에 걸린 조명이 침대를 비추고 있었다. 물론 와이파이도 없었고 이런 분위기가 너무 좋고 편안하게 느껴졌다.  복도의 바닥에 조명이 낮게 깔려 발 밑을 비추는데 계단에 오르기 전 켜지고 지나가면 꺼지는 절전 조명만이 모던한 분위기를 느끼게 해 주었다.


다음 날 아침밖에 나와서 마주친 풍경은 와~ 고풍스러운 집들이 여기저기에 있었다. 호텔뿐만이 아니라 마을 전체가 고풍스러웠다. 어떻게 이렇게 오래된 건물을 유지하며 살 수 있을까를 생각해 보니 콘크리트와 스터코(stucco)로 외벽이 만들어져 나무로 만들어지는 미국의 집들에 비해 오랜 세월을 견딜 수 있었다는 나만의 해석을 붙여보았다.


4. 식당의 메뉴판에도 영어가 없다.

조식은 메인 호텔 뷔페로 제공이 되었다. 바게트 빵, 크루아상, 커피, 과일 등 미국에서 먹는 컨티넨탈 조식과 동일했고 맛에서도 별 차이를 못 느꼈지만, 프랑스 본토에서 먹는 음식이라 감동스러웠다. 점심을 로컬 푸드를 경험해보자는 생각에 레스토랑에 들어서 주문을 하려니 메뉴판에 온통 프랑스어로 영어의 부제가 붙지 않아 어떻게 시켰는지 기억도 안 난다.  그다음부터는 아예 맥도날에서 터치 패드로 말을 섞지 않고 주문하는 방법으로 바꾸었다. 팀 런치를 한 야외 카페에서 하기로 하여 나갔다. 주문을 받는 사람이 주인처럼 보였는데 한 마디도 영어를 하지 못해서 피자를 주문하는데 팀 전체가 완전히 혼돈의 도가니였다. 주문이 안 나와서 끝까지 기다리다 못 먹은 사람 등, 피자를 주문하기가 이렇게 어려운 나라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다.


5. 일찍 문 닫고 고속도로 주유소에도 영어가 없다.

오후에 들렸던 피자가게는 느지막이 오후 12:30 정도에 문을 열고 4:30에 문을 닫는다. 저녁을 해결하려면 최소 5:30 정도 안에 해결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맥도널드를 찾아가던지 아니면 굶어야 한다. 7시만 넘어가도 거리는 한산하고 거리에 돌아다니는 사람이 없다. 물론 소도시라 그렇치만 조용한 가로등 불 빛에 사람이 없는 거리는 좀 황량해 보였다. 가끔 사람 소리가 나서 돌아보니 같이 온 일행들이었다.


스트라스보그는 프랑스와 독일의 국경지대에 위치해 있지만 프랑스영이다. 독일은 아메리칸 프렌들리 국가라서 울 시아버님이 밴드 여행을 유럽으로 갈 때마다 독일이 좋다고 칭찬을 하셨다. 나도 짧게나마 출장으로 일주일 가본 적이 있으나 팀들과 같이 움직였으므로 독일을 안다고는 말 못 하지만 친한 친구가 독일에 살고 있고 미군이 주둔해 있는 나라기 때문에 얼마나 영어가 편한지 안 봐도 안다.  고딕 성당을 보고 근처 레스토랑에 들러서 점심을 오더하고 즐기는데 전혀 어려움을 느끼지 못했다. 독일 맥주와 소시지를 시키고 옛날 기억을 더듬으며 좋은 시간을 보냈다. 돌아오는 길에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기름을 넣으려는데 역시 영어로 된 안내문이 없어 구굴 번역기를 이용해서 프랑스 말로 값을 치르고 나왔다.(카드 읽는 기계가 대부분 작동이 안 돼서 카드를 쓸 수가 없었음 )

6. 식품점이 미국에 비해 작고 간단하다. 사람들이 다 날씬하다.

에피날 시내 근처 남편이 발견한 그로서리 스토어에 간단한 스낵 거리를 사러 들렀다. 상점이 조그맣고 있을 것들은 다 있는데 미국에 있는 ALDI처럼 양도 적고 조그맣게 포장되어 있었다. 와플 과자와 몇 가지 과일과 물을 사 가지고 왔다. 길거리에서 마주친 사람들을 유심히 보게 되었는데 프랑스 사람처럼 보이는 사람들치고 뚱뚱해 보이는 사람은 없었다. 다들 센스 있게 차려 입고 보통 무채색에 단화를 신고 있었다. 미국에서 남자가 그렇게 입으면 게이라고 할 정도로 남자들도 피트 되는 바지에 스카프를 한 사람들이 많았다. (스카프는 나의 최애 아이템으로 멋을 낼 때는 항상 스카프를 하는데, 이것이 프렌치 스타일?) 미국 중년 남자들 스타일은 루스 청바지에 스니커즈, plaid shirts 나 아니면 운동복 스타일의 편안한 느낌의 셔츠를 입으니 프렌치 스타일하고는 전혀 다르다. 길거리에서 배낭 메고 청바지에 간편한 옷차림 스니커즈를 신은 사람은 미국 사람이라고 표시가 확 난다. 갑자기 좀 전에 들렸던 식품점과 프렌치 사람들이 연결되면서 혹시 이 사람들이 먹을 것이 충분하지 않아서 날씬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이어트가 필요 없을 만큼 먹을 것이 풍부하지 않기 때문에?


7. 관광(유산)으로 먹고사는 나라 ( 그러면서도 관광객을 불편하게 하는 나라)

팀 경기를 마치고 파리로 돌아오니 10시 정도 되어 도시가 불빛으로 가득 차 있었다.  우리가 묵은 곳은 힐튼(미국 호텔 체인)으로 도시 중심부에서 차로 15분 정도 떨어져 있었다. 힐튼은 새로 지어진 건물에다 가장 편안한 잠자리를 제공하는 호텔이라 대 만족이었다. 에펠탑을 보러 우버 택시를 타고 시내에 들어섰다. 노란 황금빛으로 빛나는 에펠 탑은 숨 막히게 아름다웠다. 인간이 만든 구조물에 이렇게 감동하기는 처음이었다. 모든 프랑스 여행이 이것 하나만으로 충분히 가치가 있을 만큼 아름다웠다. 길가에는 호객하는 사람들, 관광객으로 붐볐지만 왠지 밤 불빛 아래서 인지 모두가 연인들처럼 보였다.


다음 날 아침 당일 관광은 레드 버스를 타고 시내 전체를 둘러보는 것으로 정했다. 어디서든 내려서 보고 싶은 만큼 볼 수 있어 좋았다. 아름다운 유적을 둘러보며 시내 전체가 관광객으로 뒤 덮인 것 같았다. 나는 관광객 티를 안 내려고 프렌치처럼 입었고 다른 사람들도 마찬 가지일 거라 생각하니 모두가 관광객인 것 만 같았다. "아~ 프랑스는 관광으로 먹고사는 나라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에펠탑, 개선문, 힐튼 호텔
불타버린 노트르담 성당
베르사이유 궁, 시내 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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