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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젊은 느티나무 Mar 24. 2021

목숨을 걸고 텍사스 국경을 넘는 아이들

성매매(sex trafficking)에 노출되는 아이들

미국이 축복받은 나라라고 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천연자원이 풍부한 땅에 호전적이지 않은 좋은 이웃나라(캐나다와 멕시코)와 인접하였기 때문에 전쟁의 부침이 없다는 것이다. 인접한 나라도 적을뿐더러 텍사스와 캘리포니아에 국경을 맞대고 있는 멕시코는 험준한 산맥과 협곡이 가로막혀 전쟁을 하려야 할 수도 없는 환경이다.


게 중에도 빈 틈은 있어 국경을 넘어 미국으로 넘어 오려는 밀입국자들이 주로 샌디에이고와 인접한 티유아나나 텍사스 국경을 넘어온다고 한다. 샌디에이고에 봄방학 여행을 갔을 때도 멕시코 접경의 '티유아나'에 가보고 싶은 생각은 굴뚝같았으나 일정에 넣지 않았다. 미국까지 건너와 살고 있는 내가 겁이 많아진 것인지 가끔 영화에서 보는 마약 카르텔의 잔인한 방식의 납치와 볼모가 되는 일은 1프로의 가능성도 열어 두고 싶지가 않아서였다. 특히 아이들과 하는 가족 여행에서는...


벨리즈에 여행을 계획할 때도 구글 지구본을 들여다보면서 날씨가 따뜻한 중앙아메리카 쪽을 찾아보는데 갈 만한 데가 많지가 않았다. 영어권이라서 벨리즈를 선택하였고 여행할 때에도 포드 듀랭고를 몰며 구석구석을 다녀보자는 의도였음에도  만약의 불상사를 방지하기 위해서 권하지 않는 쪽의 도로는 가지 않았다. 지구 상에 나라도 많고 땅도 넓은데 참으로 갈만한 데가 마땅치 않음에 씁쓸했었다.


중앙아메리카의 온두라스, 엘살바도르는 세계에서 가장 살인율이 높은 국가이다. 이유는 마약 카르텔 때문일 것이다.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고 얼마  돼서 온두라스에서 시작된 '캐러밴(피난 행렬)'들이 걸어서 3개월 거쳐 미국의 국경에 도달하였다. 이를 막고자 장벽을 세우고 멕시코 대통령과 가까스로 합의해서 멕시코에 잔류하게 모종의 합의를 이루어 내었다.


국경을 넘어오는 아이들을 집중 조명한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는데 걸어서 배낭 하나 메고 시작한다. 인터뷰에서 말하기를 '마약 갱단에게 죽으나 미국에 가다가 죽으나 가능성은 반반이기 때문에 미국으로 가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희망이 없는 도시를 떠나는 아이들이 국경에서 잡혀 돌아와도 다시 떠나기를 반복한다는 소리를 듣고 단지 국경의 장벽을 세우고 막는 것은 해결책이 아니라 이웃나라가 잘 살아야 우리도 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공지능이 등장하면서 세계화(globalization)의 끝 물에 산업 도시를 세우는 것도 어렵지만 이런 환경에서 일할 능력이 되는 사람들을 길러 내는 교육이 과연 가능할지, 하늘의 별따기 보다도 어려운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올해 1월에 국경을 넘으려 한 숫자가 80,000명에 이르며 지난해에 비해 두배가 증가하였다고 한다. 지난해 11월부터 성인들이나 부모들을 추방하고 아이들을 잔류시키자 이제 아이들만 국경으로 몰려들고 있다고 한다. 바이든 행정부가 중앙아메리카 망명자(Asylum seeker) 신청을 그들의 나라에서 신청하도록 행정명령을 내렸는데 국경을 열은 것으로 오해했는지 숫자가 갈수록 늘어나 트럼프의 정책을 지지했던 보수 미디어의 맹공을 받고 있다.


텍사스 주지사가 기자 회견을 열어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이 국경을 넘는 아이들의 성매매를 부추긴다며 긴급히 정책을 선회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마약 카르텔에 의해 성적 폭력이나 학대를 받고 미국에 들어와 서비스에 종사하는 청소년들이 갱단으로부터 가족을 죽이겠다는 협박을 받는다는 것이다.  그들이 벌어 들인 돈은 고스란히 마약 갱단에게 돌아갈 테니 단지 가난한 청소년들을 받아들이고 기회를 주는 것이 간단한 일이 아님을 호소하고 있었다.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얼마나 많은 숫자가 그러한지 모르지만  아이들을 볼모로 그러한 일이 일어난다면 그렇잖아도 화가 난 백인 저소득층의 주장에 정당성을 주는 것은 아닌지 풀기 어려운 숙제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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