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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젊은 느티나무 Apr 03. 2021

돌고래가 전하는 두 가지

이틀간의 완벽한 플로리다 날씨로 비치 타임을 즐기고 세 번째 날은 흐리고 기온도 많이 내려가고 바람이 아주 심하게 불었다. 우리는 가까운 아쿠아리움에 돌고래를 보러 가기로 했다.  


하나. 비교만 하지 않으면 살만해

우버 택시를 타고 7분 거리에 아쿠아리움에 내려 3층 계단을 올라가서 입장을 하는데 이번에는 딸애가 오기 전에 구입한 티켓을 휴대폰으로 스캔하고 들어갔다. 커다란 물탱크에 돌고래가 보이는데 좀 이상했다. 움직임이 많지 않아서 혹시 인공 구조물인가 의심할 정도였는데 딸아이와 친구가 하는 말이 들렸다.


1. 꼬리가 잘려 장애를 입은 돌고래, 윈터(Winter)

"꼬리가 잘린 것 같은데..." 하면서 뭐라 뭐라 소곤거리는데 무슨 말인지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물었다. 그랬더니 딸이 " 왜 있잖아, 꼬리지느러미가 잘려서 구조된 돌고래..." 기억을 더듬어 보니 돌고래 이야기로 초등학교 때 '커리큘럼 나이트'에 도서관에서 책을 구입했던 것이 스치고 지나갔다. 그때만 해도 그것이 그냥 스토리인 줄 만 알았지 실화라고는 생각지 못했다(아마 책을 안 읽어 보았기 때문). 아래로 계단을 내려 ground 층으로 가보니 윈터가 어떻게 생겼는지 정확히 볼 수가 있었다. 꼬리가 잘려 이상한 모양을 하고 물 위에서 별 움직임이 없이 떠 있었다.


윈터는 2010년 게를 잡으려고 쳐놓은 덫에 꼬리가 걸려 꼬리를 자르고 구조를 하였고 꽃자루 같은 의족을 붙였다. 몇 겹의 탄소섬유를 이용하여 조인트를 만들고 꼬리 보철을 연결하여 헤엄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딸의 말에 의하면 '돌고래 이야기( Dolphine Tale)'라는 영화로 만들어졌다고 했다. 자기가 처음 만나보는 셀렙이라며 흥분해서 말했다. 알고 보니 그렇게 유명세를 탄 돌고래였던 것이다.

2. 공을 가지고 물탱크 안에서 놀고 있는 돌고래

그다음 물탱크로 돌아가서 보니 꼬리가 달린 정상적인 돌고래가 공을 가지고 놀고 있었다. 바로 옆에 있던 '윈터'와 비교가 되면서 움직임이 말할 수 없이 자유롭고 꼬리를 이용해 물장구 치고 점핑하고 활발하게 돌아다니는 돌고래는 훨씬 운신의 폭이 넓어 보였으나 알려지지 않아 이름을 알 수 없었다.

3. 야생 돌고래

플로리다에서 마지막 날, 다시 햇빛이 나왔지만 여전히 바람이 불고 좀 쌀쌀했다. 비치에서 맞는 바람과 멀리 파도가 치는 것을 보는 것 만해도 힐링이 되는 것 같았다. 3시에 "돌고래 만나기 보트 투어"를 갖게 되었다. 'TripAdvisor'앱을 통해 표를 구매한 것은 처음이라 어떻게 하나 궁금했는데 바로 전날, 적어둔 전화번호를 통해 직접 연락이 왔다. 날씨에 따라 스케줄이 취소가 되는 경우도 있고 해서 인지 다음 날 일정이 전개될지 직접 연락을 받아서 새로웠다.


우리가 탄 보트가 항해 한지 얼마 안 되어서 멀리서 돌고래가 놀고 있는 것을 사람들이 손으로 가리키며 저기 저기를 외쳤다. 조금 더 항해하자 돌고래 가족이 보였다. 엄마, 아빠 그리고 아기 돌고래 세 마리가 보였다. 돌고래 투어 하는 다른 보트가 우리와 나란히 아니 조금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 그러자 돌고래 세 마리가 보트를 따라가며 점프를 하기 시작했다. 그럴 때마다 사람들이 환호성을 지르기 시작했다.(물론 나도 포함해서)


돌고래 쇼에서 돌고래가 점프하는 것은 몇 번 보았지만 야생의 돌고래가 점프하는 것은 처음 보았고 그 감동이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컸다. 생동감, 자연스러움, 자유로움이 주는 아름다움에 감격했다.

만약 각각의 돌고래가 자신의 장점을 보지 않고 단점만을 비교해서 본다면 자기는 왜 이렇게 불행한지 불평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어 윈터가 옆 동에서 노는 돌고래를 보며 자기의 장애를 비관한다면... 옆 동에 노는 돌고래가 '윈터'처럼 사람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영화도 찍지 못함을 비관한다면...  야생 돌고래가 물탱크에 사는 돌고래처럼 사냥할 필요 없이 받아먹는 것을 부러워한다면...

둘. 우리 모두의 삶은 연결되어 있어

'돌고래 만나기 보트 투워'에서 돌고래에 관한  가지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돌고래가 태어나 성인이 되는데 7 정도 걸리며 수명은 12년에서 25년까지 라고 한다. 갈수록 수명이 짧아지고 있는데 이유는 인간의 그들의 서식지를 파괴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많은 물고기의 포획과 오염된 바다가 주원인이라고 한다.


미세 플라스틱 알갱이를 먹은 물고기를 잡아먹고 이를 수유하여 아기 돌고래를 오염시킨다고 한다. 프로리다에서는 비가 오는 우기에 접어들면 잔디나 농작물에도 농약 등 화약 약품을 쓰는 것이 금지되어 있는데 빗물에 씻겨 바다가 오염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라고 한다.


동물 중에서 가장 영리하다는 돌고래가 오랫동안 우리와 함께 하길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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