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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젊은 느티나무 Apr 07. 2021

그 많던 남자들은 다 어디에

남자 직업 넘보는 여자가 지천에~

봄 방학에 다녀온 플로리다 여행에서 인상 깊었던 일을 소개하자면, 공항, 레스토랑, 매표소등 다양한 곳에서 일하는 여자들이 그 전보다 많이 눈에 띄었다는 것이다.


1. 여자 셔틀버스 운전사

이 번 여행에 클리어워터 비치에 가는 직통 저가 항공을 이용하였다. 소도시의 공항이라서 건물의 크기나 구조에 압도당하는 느낌 없이 바로 빠져나올 수 있어 작은 것의 유용함을 느낄 수 있었다. 공항에서 비치 프런트 호텔까지는 약 30분 정도가 걸리는데 그 흔한 셔틀버스를 운행하지 않고 대부분의 호텔이 그러했다. 봄방학은 가장 붐비는 피크 시즌이라서 셔틀버스 없이 제 때에 우버 택시를 혹시 구하지 못하는 불상사가 생길까봐 공항 근처에 셔틀을 운행하는 호텔을 첫날과 마지막 날만 예약했다.  


공항에 내려서 짐을 찾는데 우리가 예약한 호텔이 전면에 보이며 ‘셔틀이 가능한 호텔'이라며 광고하고 있었다. 예약하기 전 셔틀을 운행하는 호텔을 알아보기 위해 리서치하는데 시간을 보냈다. 남편과 같이 왔으면 차를 렌트하게 되고 그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데 말이다.


전화를 하고 한 10분 정도가 되자 셔틀이 도착을 했는데 여자 운전수였다. 여자 운전수가 짐을 들어 주지는 않았다. 짐을 우리가 직접 싣고 셔틀에 올라 호텔에 도착했다. 여자가 운전을 하면 난폭 운전을 하지 않기 때문에 안전한 느낌이 든다. 팁을 두둑이 주었다. 집에 오는 날에도 아침에 공항으로 데려가 주는 셔틀버스 운전자가 여자분이었다.


2. 돌고래 투어 여자 캡틴과 크루

한 20명 남짓한 승객을 싣고 돌고래를 투어를 운항하는 선장이 여자였다. 거기에 한 명의 승무원이 탑승하여 배가 승선하거나 하선할 때 도와주고 투어 하는 동안 관광 가이드의 역할을 하고 있었다. 돌고래에 관한 이야기는 많은 설명과 질문을 받기도 했는데 아이들로부터 가장 많은 질문을 받았다. 해변을 따라 지어진 맨션에 누가 사는지부터(탐 크루즈와 존 트라볼타가 사는 집을 포함) 바다 한가운데  기둥에 집을 짓고 사는 새에 대한 이야기까지 전체 여행을 즐겁게 이끌어 갔다.

3. 비치 음료 차의 여자 바텐더

2018년에 한국에 엄마 팔순이라서 딸과 함께 여름에 갔을 때 통영으로 가족 여행을 갔다. 한국의 나폴리라는 이름이 무색하지 않게 아기자기하고 아름다운 도시였다. 처음 가본 남해안의 항구도시에 마음을 빼앗겼는데 아이들과 물놀이하러 갔던 비치의 이름은 기억이 나지 않는데 조약돌과 오염되지 않는 깨끗한 파란 바닷물이 '여기가 한국 맞아?'의 느낌이 났다. 비치에서 치킨을 시키니 배달이 되어 오는 것이 신기했다. 비치에서 먹는 치킨이라서 그런지 배고파서 그런지 엄청 맛있게 먹는 아이들이 기억에 남는다.

미국의 비치에서 뭘 파는 것을 본 적이 없는데,  클리어워터 비치에서는 음료 차가 지나다니면서 망고와 딸기를 섞어 만든 칵테일 음료를 아이들에게 팔고 성인에게는 럼이 들어간 칵테일을 팔고 있었다.


딸은 딸기와 얼음과 우유를 섞어 만든 칵테일 음료를, 나는 럼이 들어간 칵테일 음료를 주문했는데 시원한 맛이 좋긴 한데 '이것 알코올 탄 것 맞아'라는 의심이 들 정도로 심심해서 물어보았다.  자기가 너무 잘 만들어서 술맛이 나지 않는데 원래 그래야 고수라고 말한다. (여기서 누가 설명 좀... 이 말이 맞는지?)


여자 바텐더가 하는 일, 간단한 일이지만 결코 간단치 않은 여러 가지 음료의 조합 + 휴가지에 온 사람 상대하는 열린 마음과 일을 즐기는 듯한 그녀의 표정이 편하게 읽혔다.



그러나 우버 택시 운전자는 모두가 남자

이번에 우버 택시를 타면서 처음으로 벤츠와 폭스 웨건을 타보게 되었다. 지엠차를 주로 타기에 유럽차를 타볼 기회가 없고 미시간은 유명한 디트로이트 자동차 회사가 있는 도시라서 대부분이 미국차( 지엠, 포드, 크라이슬러)를 탄다. 플로리다만 해도 해변가로 부촌이 많아서 인지 유럽차를 우버로 타게 되었다.


일단 좋은 차를 타면 안전해서 좋고 왠지 매너가 좋을 것 같은데 가장 인상에 남는 운전자는 공항 근처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탔던 폭스 웨건을 몰던 남자 항공 승무원이었다. 우리가 여행에서 가장 인상 깊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끼어들었다. 항공 승무원이라 여러 도시에 다니고 점심은 뉴욕에서 저녁은 다른 도시에서 먹으며 얼마나 자기 일을 사랑하는지, 얼마나 어렵게 그 일을 얻게 되었는지 끝없이 이야기가 이어졌다.


예전에 읽은  중에서 < Two income Trap>에서는 부부가   직업 전선에서 일하는 경우에 single income 부부보다 비상시에  위험에 빠질  있다는 내용이었다. 부부가 같이 일하는 경우  수입에 맞추어 소비가 확장되기 때문에  명이라도 해고를 당하거나 하면 늘어난 지출을 줄이지 못해 위험에 빠진다는 것이었다. 부부 중에 전업주부로 일할 경우 남편이 일자리를 잃게  경우 아내가 나가서 돈을 벌어오면 원래  사람의 수입에 맞추어 생활을 해오기 때문에 가정 경제에는  타격이 없다는 것이었다.


코로나 사태로 천이백만의 미국 여자 직장인들이 직업을 잃게 되었고 4백6십만 명이 아직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다고 한다. 일자리 경쟁이 치열한 와중에도 이렇게 틈새의 새로운 서비스 업종에서  여자 근로자들을 보게 되었다. 앞으로는 이처럼 점점 더 많은 부분에서 여자들이 일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대세가 되지 않을까 하는 조심스러운 예측을 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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