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왼손은 여덟 살

왼손으로 쓰는 그림일기

by 창작몽상가


왼손은 오른손에 비해 서툴다.

힘이 약하고 정밀하지 못하다.

익숙하지 않다.

어눌하고 어설프다.


바들바들 떨면서 빗겨나간다.

홀로서기는 글렀다.

오른손이 기꺼이 도와야만 무언가를 겨우 해낸다.

독립적이지 못하다.


나의 몸에서

가장 어린아이 다운 모습으로,

유일하게 성장하지 못하고

그때의 기억으로 멈춰있는 부분은

바로 왼손일 것 같다.


왼손의 시간은 오른손만큼을 가지 못했다.

많이 늦었네.

괜찮아. 아주 천천히 따라와도 돼.



나의 왼손은

여전히 여덟 살.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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