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손으로 쓰는 그림일기
내가 8살이었다면
꽃보다는 젤리나 초콜릿, 과자를 더 좋아했겠지.
지금은 누군가 내게
과자 사줄까? 아니면
꽃 사줄게 집에 꽂아 놓을래?라고 한다면
당연히 꽃을 고를 것 같다.
잠시의 쾌락을 참아 낼 정도의 자존심은
그때보다는 커졌으니까.
무엇보다도 꽃의 낭만을 알아버렸으니까.
꽃의 낭만을 이해하기까지
눈물로 지새웠던
시리고 어두운 밤들이 있었으니.
나는 어른이 되었다.
잠깐의 짜릿한 맛도 좋지만
며칠을 화사하게 둘 수 있는,
살아 숨 쉬는 꽃을 고를 것이다.
동심의 세계는 신기하다.
그때는 내가 꽃의 아름다움을 몰라서였을까
아니면 눈앞의 쾌락을 좇는 것이었을까.
단순히 자연이 주는 안정감을 몰랐던 것일지도.
어린 눈으로 보는 세계는 참으로 단순해서
지금의 나로서는
그때의 무지함이 그립기도 하다.
이제는 너무 많은 것을 알아버렸다.
친구가 준 꽃을 보면서 며칠을 행복했다.
과자의 행복은 몇 분만 지속될 뿐이다.
몰랐던 때가 나았을지도 모른다.
세상이 너무나도 단순했으니까.
모든 일들이 무겁지 않으니까.
어떠한 일들도 무겁게 느껴지지 않았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