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 C.S.Lewis -

by Sue Park Jun 15. 2020

고마운 밥

엄마와 밥










너를 처음 만나기까지의 시간 6개월
너를 만나기까지의 준비단계 4단계
아플 때 간절한 한 숟갈
정겨운 인사에
내가 어른이 되기까지
나를 책임져준 세끼
내가 자라며 늘 함께여서 당연한 줄 알았는데
고맙다.

고맙습니다.

그리고
 
엄마.






자식을 낳고 나서야 진짜 엄마를 이해한다고 했던가. 자식 농사짓는다고 하는데 그 말이 딱 맞다.
세상에서 제일 긴 농사다. 이렇게 길 수가 없다.
엄마는 나를 어떻게 그 긴 시간을 먹였을까. 하루 세끼. 말이 쉽지 참 쉽지 않다. 20살 때까지라고 쳐도 21900번의 밥을 차려야 했을 시간. 너무나 당연하다고 여겨졌던 엄마의 시간과 세끼는 막상 엄마가 돼보니 참 고마운 일이었다. 이른 나이 결혼해서 네 명의 엄마로 살고 있는 나는 이제야 엄마란 존재에 대해서 엄마가 차려주는 밥에 대해서 감사할 수 있게 되었다.

 


아이를 키워보니 밥 한 끼 대충 차리는데도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처음 밥을 만나기 위해 만드는 이유식도 쉽게 만들어지지 않는다. 쌀을 물에 불이고 갈아서 다양한 재료를 다지고 갈아 다시마 육수에 끓여 저어줘야 완성이다. 그렇게 만든 정성스러운 이유식도 잘 먹어야 본전이다.



집밥은 그래서 엄마다. 엄마의 시간이고 삶이다. 이건 이거고 저건 저거라고 말할 수 없는 것은 밥은 엄마의 삶을 녹여낸 예술작품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삶을 진정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시 자신이 엄마라는 위치에 서 있어야만 알 수 있다. 그림을 그리면서,  삶에 녹아있는 ‘밥’에 대해 감사하고 또 눈에 잘 보이지는 않지만 헌신과 희생으로 세끼로 만들어낸 엄마에게 고맙고 또 감사하다.
 

매거진의 이전글 나의 스케치 (콘티) 이야기

매거진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