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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e Park Jun 03. 2021

방울토마토 공주

안데르센 동화 엄지공주 방울토마토 공주로 재해석해보았습니다.






이른 오후 부부가 하늘을 보며 기도합니다.

“우리에게도 아이가 찾아올까요?”

“너무 걱정하지 마. 기다리면 언젠간 주실 테니까”

남편이 아내를 위로하며 집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집에는 작은 정원이 있었어요.

정원에는 방울토마토들이 심겨 있었어요.

해가 지고 어두운 밤이 되었어요.


밤이 되자 하늘은 온통 어둠으로 가득 찾죠.

밤하늘의 별들만 반짝이였어요.

방울토마토가 열리기 전 노란 꽃이 피어났어요.

마치 별처럼 반짝반짝 빛이 났어요.

그때였어요.

별처럼 빛나는 방울토마토 꽃이 피어나더니

엄지처럼 작은 아이가 있는 게 아니겠어요?


빛나는 별이 아이에게 말했어요.

“당신은 기도로 태어난 공주예요. 아이를 기다리는 엄마의 목소리를 나는 매일 들었죠.

하지만 알다시피 전 움직일 수가 없어요. 저는 엄마의 기도를 꼭 들어주고 싶어요.

아이가 생기려면 생쥐 마녀 집에 있는 신비의 돌이 필요해요. 공주님께서 그 돌을 가져다주셨으면 해요”


“길을 어떻게 찾아가면 되죠? 전 아는 게 하나도 없는데요”


“간절히 원하는 공주님의 마음이  그곳으로 인도해 주실 거예요.”


방울토마토 꽃에서 태어난 엄지공주는 아무것도 모르고 무서웠지만 모험을 떠나보기로 했어요.

길을 가다가 엄지공주는 개미를 만났어요.


개미는 공주를 만날걸 미리 알고 있었을까요?

개미가 말했어요. “다섯 개의 방울토마토를 너에게 줄게, 모험에는 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을 거야.

정글에서 살아남긴 쉬운 일이 아니거든”

“도와줘서 고마워 개미야.”

엄지공주는  무서웠지만 개미 덕분에 마음이 든든했어요.


엄지공주는 길을 가다가 황소개구리를 만났어요.

황소개구리는 몸집이 너무 커서 엄지공주가 개미의 밥만큼 작아 보였어요.

무시무시한 황소개구리 뒤에는 황소개구리 아들이 있었죠.

“네가 엄지 공 주니? 너 참 맛있게 생겼구나. 안 그래도 우리 아들이 배고파했는데 마침 잘됬구나! 우리 아들 밥이 좀 돼줘야겠다!”

무시무시한 황소개구리가 엄지공주를 잡아먹으려고 했어요.


엄지공주는 무시무시한 황소개구리가 정말 정말 무서웠지만 용감하게 말했어요!

“미안한데 너 오늘 저녁은 굶어야겠는걸! 난 해야 할 일이 있다고!”

엄지공주는 개미가 준 방울토마토 2개를 던졌어요.

방울토마토 2개가 황소개구리의 콧구멍에 명중했어요!

방울토마토가 코에 박힌 황소개구리가 숨을 못 셔 그만 쓰러지고 말았어요.

개구리 아들이 “흑흑 엄마...”하고 울면서 방울토마토를 코에서 꺼내는 사이에 엄지공주는 얼른 도망쳐 나왔어요.

개구리 연못을 뒤로하고 빠져나온 엄지공주는  풍뎅이 떼를 만났어요.


첫 번째로 서있는 풍뎅이가 말했어요.

“지나갈 수 없어. 여길 지나려면 돈을 내야 해”

“나에겐 가진 게 방울토마토 3개뿐이야. 하지만 난 반드시 이 길을 지나야 만 해. 방울토마토로 하나로 대신하면 안 되겠니?”

“잠깐만 보스에게 물어봐야 해”

“방울토마토 3개만 있어요” “방울토마토 3개만 있어요” “방울토마토 3개만 있어요” “방울토마토 3개만 있어요” “방울토마토 3개만 있어요” “방울토마토 3개만 있어요”

풍뎅이 떼들이 보스에게 말을 전달하는 사이 엄지공주는 방울토마토 2개를 가지고 몰래 기어서 빠져나왔답니다.

풍뎅이 떼들은 말을 전달하는데 집중하느라 살금살금 기어가는 엄지공주를 보지 못했어요.


개미와 황소개구리와 풍뎅이 떼를 지나

드디어 엄지공주는 생쥐 마녀를 만났어요.


“불쌍한 엄지공주님 어서 들어오세요. 우리 집은 정말 따듯하답니다”

엄지공주는 친절한 듯 보이는 생쥐 마녀를 따라 집으로 들어갔어요.

“많이 추울 텐데 이 쪽 방에서 몸 좀 녹이셔요. 배고플 텐데 음식을 좀 내올게요.”

“감사합니다. 감사의 의미로 방울토마토 하나를 드릴게요.”

생쥐 마녀는 친절하게 엄지공주를 방에 가뒀어요.


집안에는 두더지 마법사가 있었죠.

“킁킁 여자 냄새가 난다 킁킁”

눈이 보이지 않는 두더지가 말했어요.

“저번에 말한 그 공주님이야”

“킁킁 내게 팔아 킁킁”

“매끄럽고 달콤한 즙 맛이 나는 노란 지렁이 3개”

“킁킁 아쉽지만 매끄럽고 달콤한 즙 맛이 나는 노란 지렁이는 2개뿐이야. 킁킁”

“그걸론 공주를 팔 수 없어”

“킁킁 여자 냄새 포기할 수 없겠는걸 킁킁 신비의 돌을 꺼내야 하나 킁킁”

“신비의 돌 ~그 정도는 돼야지요. 호호호”

속닥속닥 두더지 마법사와 생쥐 마녀가 속닥거리며 엄지공주를 팔아넘기려고 했어요!

엄지공주가 방문에 기대 몰래  이야기를 듣고 있는지도 모르고요.

신비의 돌이 두더지에게 있다니.. 어떡하지?’

그리고 엄지공주는 방안을 휙 둘러보았어요.  

“뭐지? 창밖에 뭐가 보이는데”

창밖에는 용의 발처럼 발이 큰 제비 한 마리가 누워서 울고 있었어요.

“제비야 무슨 일이야?” 엄지공주가 물었어요.

“생쥐 마녀가 나에게 맛있는 곡식을 준다길래... 난 너무 배가 고팠거든. 그래서 가봤더니 나를 속이고 내 발을 뿌러트려서 여기서 꼼짝 못 하고 누워 있어.

알고 봤더니 내 발톱이 필요한 모양이더라고..”

“가엽은 제비.. 내가 치료해줄게”

“어떡하지 신비의 돌을 찾기까지 아껴둬야 하는데.. 하지만.. 아픈 제비를 두고 그냥 지나 칠순 없어”

엄지공주는 마지막 남은 방울토마토 하나를 꺼내서 즙을 내 정성껏 제비를 치료해주었어요.

엄지공주는 이제 방울토마토가 하나도 남지 않았어요.

“고마워, 엄지공주. 간사한 생쥐 마녀를 믿지 마. 어쩌면 너를 두더지에게 팔아넘길지도 몰라. 내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이 얘기해”

“고마워 제비야. 내가 휘파람을 불면 나를 구하러 와줄 수 있겠니?”

“그렇게 할게”

엄지공주는 날아가는 제비의 모습을 바라보았어요

끼익 오래된 문이 열리더니 생쥐 마녀가 들어왔어요.

“따라 나오세요. 갈 데가 있어요. 엄지공주”

“킁킁”


냄새 맡는 두더지 마법사가  소름 끼쳤지만  엄지공주는 따라갈 수밖에 없었어요.

‘조그만 더 참자. 신비의 돌을 찾기까지 얼마 안 남았어’


마법사 두더지 집은 아주 어둡고 빛이 하나도 없는 땅속 집이었어요.

생쥐 마녀가 두더지 마법사에게 말했어요.

“이제 정산하기로 하죠”

“킁킁 여자 먼저 킁킁”

“엄지 공주. 어서 두더지를 따라가세요. 따듯한 우리 집에서 머물렀으니 그 대가는 치러야겠죠? 오호호”


엄지공주는 너무나 무섭고 두려웠지만 두더지를 따라 땅굴로 들어갈 수밖에 없었어요.

“두더지님. 저는 빛없이 살 수 없어요. 혹시 이 집에도 빛이 있나요?”

“킁킁 난 빛없이 살 수 있어서 괜찮아 킁킁”

“빛이 없다면 전 말라 시들어져버리고 말 거예요 두더지님”

킁킁 그렇다면,, 오래 가지고 놀아야하는데 어쩔수 없군.킁킁 여기가 가장 위쪽이야 킁킁 여기서 기다려 킁킁

두더지가 잠시 자리를 비운사이..


엄지공주는 미세하게 땅속에서 비치는 빛을 바라보았어요.

“제발.. 한 번만 도와주세요”

엄지공주는 힘껏 휘파람을 불었어요.

엄지공주의 휘파람 소리에 제비는 땅굴에서 엄지공주를 낚아챘어요.

멀리서 늦게 눈치를  두더지는 멀어지는 엄지공주를 하염없이 멍하니 바라보았답니다.

“날 구해줘서 고마워 제비야.”

“아니에요. 공주님은 절 구해주셨는걸요”

제비는 엄지공주를 태우고 따듯한 남쪽나라로 날아갔어요.

남쪽나라는 푸르고 싱그러운 붉은 열매를 가진  식물과 꽃들이 있었어요 너무나 아름다웠답니다.

제비는 사뿐히 내려앉아 엄지공주를 내려놓고 날아갔어요.

위험에서 벗어난 엄지공주는 너무나 기뻤지만 한편으론 걱정이 되었어요.

‘신비의 돌을 아직 구하지도 못하고 방울토마토는 다 써버리고 말았어...’

멀리서 작은 소리가 들렸어요.


“공주님 슬퍼하지 마세요. 전 이곳을 지키는 토마토 왕자랍니다.

빛나는 별은 모든 걸 보고 알고 있었어요. 목숨을 걸고 약속을 지키려고 노력한 당신의 믿음으로 부인의 기도가 이루어졌답니다.”

멀리서 아이의 웃음소리가 들려왔어요. 엄지공주의 따듯한 마음으로 기도가 이루어진 거예요!

까르르 웃은 아이의 웃음소리를 듣고서야 공주는 마음을 놓고 편하게 쉴 수 있었답니다.

그리고 엄지공주와 엄지왕자는 행복하게 토마토 밭을 지키며 서로를 위하며 잘 살았답니다.




작가노트

초여름, 텃밭의 방울토마토 꽃을 보며 문득 엄지공주가 떠올랐습니다.

별을 닮은 방울토마토 꽃을 본 적이 있으시나요? 초롱초롱 별처럼 빛났다 떨어져 붉은 결실을 맺습니다.

초록으로 태어났다 노랑으로 피었다 빨강으로 열매를 맺잖아요.  

아무것도 모르고 힘이 없지만 여러 가지 경험을 하고, 고난의 여정을 겪으며 우리의 삶도 붉게 익어가는 것처럼요.


저는 엄지공주가 원작처럼 수동적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원작의 엄지공주는 여기저기 남에게 의지해 결국 결혼이라는 목적 없는 삶을 사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물론 결혼이 삶의 목적의 한 부분일 수도 있겠지만, 전부가 될 순 없겠지요. 그래서 저는 결혼이라는 단어를 빼버렸습니다.

왕자를 만난 공주가 결혼을 했는지 안했는지는 제겐 중요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

엄지공주가 지나온 과정에 집중해서 조금 더 제가 바라는 능동적인 모습들을 넣어 그려보았습니다.


조금  엄지공주가 지혜로웠다면 어땠을까? 엄지공주가 용기있었다면 어땠을까?  약하고 작은 존재는  누군가에게 의지해야만 하는 건가?

라는 질문을 품고 토마토 엄지 공주를 그리고 쓰게 되었습니다.

빌런들인 두꺼비와 풍뎅이와 생쥐와 두더지는 부조리한 사회를 모습의 단면들을 상징적으로 담아보려고 노력했습니다.

캐릭터 개미는 여행의 시작을 알리는 인도자 역할을 추가해 넣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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