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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동 Sep 29. 2021

대학원생의 수면의 질 향상을
다짐하는 글

안되면 자퇴할란다.

대학을 졸업하고 대학원을 다니는 2년 동안 나를 포함한 주변 사람들은 새벽에 잠드는 게 보통의 삶이었다. 자정에 잠드는 사람에게 일찍 잔다면서 감탄을 했으니까.


휴학을 하고 회사를 다니는 2년 간, 회사 동료들은 10시에서 11시 사이에 잠드는 게 일반적이었다. 밤이 아깝지 않나?라고 처음엔 생각했지만, 내 몸을 쉬어주는 게 얼마나 값진 일인지, 또 일찍 일어나는 만큼 하루가 길어지는 걸 몸소 체험하면서 일찍 잠들고 일찍 일어나는 것에 맛 들렸다.


복학을 했다.


수업을 듣지 않던 한 달간은 운동도 하고 집에서 개인적인 시간도 가지면서 균형이 맞아 윤택한 대학원 생활을 했다. 윤택과 대학원이라는 단어가 같은 선상에 있을  있다니. 놀랍다. 학기를 시작하며, 연구와 수업을 병행하다 보니 시간에 쫓기기 시작했다. 수업을 따라가자니 연구할 시간이 없고, 그렇다고 손을 놓자니 욕심은 나고. 그때 가장 쉽게 포기할 수 있던 게 내 개인적인 시간이었다. 슬프다. 너무 쉬웠다. 운동을 드문드문 가고, 늦게 퇴근하고, 자연스레 12시를 넘겨 잠에 들고.


그렇게 수면의 질은 아주 가파르게 떨어졌다. 일찍 자려고 누워도 잠에 들 수 없게 되었고, 겨우 잠들어도 새벽에 깨버린다. 지금처럼. 깨어버린 새벽엔, 끝내 해소되지 않은 스트레스 때문에 끝이 없는 불안과 함께 아침을 맞이한다.


무서운 건, 이 건강하지 못한 삶에 내가 당연하게 적응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경계했으면서, 정작 닥치니까 적응하려고 한다.


그래서 복학을 생각하며 다짐했던 것처럼, 다시 한번 다짐한다. 하루를, 그리고 '나'를 기준으로 두고 최선을 다해 살자. 내가 좋으면 그만이다. '나'의 가치를 정하는 기준을 남에게 넘겨주려 하지 말고, 뺏기지 말자. '나'는 내 인생 전반을 두고 봤을 때, 다양한 삶을 살아보고 싶으니, 인생의 축소판인 '하루'부터 다양한 삶을 살자. 하루하루가 쌓이다 보면 인생이 다채로워지겠지.


대학원 생활은 갖게 되는 업의 체험판이다. 만약 노력해도 안된다면, 대학원 졸업 후 갖게 되는 업이 나와 결이 맞지 않다는 걸 인정하고 과감하게 다른 길을 찾아볼 것이다.


나는 부속품이 아니라, 주체이고 싶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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