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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초음파

by oddmavin project


코로나 후유증으로 심장 초음파를 받던 날이다.


내 심장에서 나는 소리를 처음으로 들은 날.


심장은 여러 부위로 이루어져 있었고, 각 부위마다 다른 소리를 내고 있었다. 모니터에 보이는 심장은 묵묵히 최선을 다해 뛰고 있다. 검사를 위해 잠시 숨을 참는 순간에도 심장은 변함없이 콩닥콩닥 아니 팔딱팔딱 멈추지 않고 뛰고 있었다.


심장 안에서 쉼 없이 팔 벌려 뛰기를 하듯 움직이는 무언가 눈에 띈다. 좌심방과 우심실 중간 즈음에서 양손을 머리 위로 올렸다 내리며 손뼉 치듯, 잠시도 쉬지 않고 짝짝거리고 있는 게 아닌가. 마치 치어리더가 힘내 응원하듯.


심장아 미안.


한때 상처받고 싶지 않아 내 심장이 딱딱해졌으면 좋겠다 바랐던 때가 있었다. 상처받은 마음으로 아파할 때도 심장은 여전히 내 가슴 안에서 힘차게 손뼉을 치며 나를 살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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