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픈거 다해보기-내가 나를 위로하기(feat.홈메이드 라떼만들기)
2021년 3월과 5월.
제2의 직업을 찾기 위한 목적으로
바리스타 자격증 2급과 1급을 땄다.
그날 이후. 여전히 나의 쓸모를 찾아가듯,
바리스타 자격증의 쓸모를 찾아가고 있다.
쓸데없어 보일수록 쓸모 있다는 것을 느끼면서.
_나를 위한 달콤한 위로
위로받고 싶은 날. '나 힘들어. 네가 나 좀 위로해줘. 네가 필요해. 우워어어어.' 내가 나를 위로할 줄 모르던 때는, 뻔한 노래 가사를 읊어대며 타인에게 위로를 갈구했었다. 그러다 커피를 배우고 달라졌다. 내가 나를 위로하는 새로운 방법을 알게 된 거다. 누군가를 위해 커피를 만들어 주는 보람도 있지만, 내가 나를 위해 커피를 만들어 주는 기쁨이 그것이다. 지친 나를 대접해주고 싶을 때 바리스타 자격증이 쓸모를 발휘한다. 씁쓸한 하루에 달달한 라떼 한 잔이 주는 위로. 밖에서 찾으려 했던 위로가 안에서 채워지는 순간이다.
_안될 때는, 되는 일을 해보자
몇 번의 면접. 번번이 고배. 눈물이 핑. 나는 왜 하는 일마다 안 되는 걸까-이건 어제자 마지막 독백.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을 때. 그런 상황이 반복 재생되면 어느 순간 덜컥, 겁이 난다. 한 번의 실패는 '그럴 수도 있지'하고 넘어가지만, 같은 일이 세 번 이상 반복되면 얘기가 달라진다. 미간에 내천자(川)를 새기고 고민을 해봐도 늘어나는 건 주름뿐. 따져보면 애초에 지금 고민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었다. 여느 위인들처럼 생각을 바꿔봤다. 안될 때는, 되는 일을 해보자고. 당장 손을 쓸 수 없는 일에 매달리는 대신,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해보기로 마음을 바꾸니- 할 수 있는 일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_한쪽 문이 닫히면, 다른 쪽 문이 열린다
그동안 닫힌 문만 바라보느라, 내 뒤에 열려있던 문을 알아채지 못했다. 아버지가 말씀하셨다. '아등바등해봤자 나아지지 않는 거라면 멈춰. 무슨 생각이든 나아지기 위한 것이어야 해'. 아버지의 조언대로 고민해봤자 변하는 게 없다면 그대로 내버려 두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에만 집중했다. 불안해하는 대신 정신력과 체력을 다질 운동을 하고, 우울해하는 대신 달달한 라떼를 만들며 나를 위로했다. 닫힌 문을 바라보며 좌절하고 낙담하는 대신, 느긋하게 마음을 내려놓고 기다리니 그제야 보였던 것이다. 나를 향해 열려있던 문 뒤에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느끼는 행복이 기다리고 있었다.
인간에게 모든 것을 빼앗아 갈 수 있어도 단 한 가지, 마지막 남은 인간의 자유, 주어진 환경에서 자신의 태도를 결정하고 자기 자신의 길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만은 빼앗아 갈 수 없다는 것이다.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
빅터 프랭클-
씁쓸한 하루에 달달한 라떼 한잔!
홈메이드 라떼 만들기
1. 우유 데우기
머그컵의 80% 정도 우유를 붓고,
2분 30초에서 3분가량 전자레인지에 돌린다.
(주의: 데우다가 우유가 끓어오르면 끄기)
2. 커피(에스프레소 대용) 만들기
(데워진 우유를 프렌치프레스에 옮겨 담고)
머그컵에 인스턴트 원두가루와 설탕 세 티스푼,
뜨거운 물 30ml(컵의 20%)를 부어
티스푼으로 저어준다.
3. 프렌치프레스로 우유 거품 만들기
- 공기주입을 위해 7~10회 상하로 풀펌핑
- 하단 부분(아래에서 반 정도까지) 10회 펌핑
- 상단 부분(거품이 생성된 부분) 15~20회 펌핑
4. 스팀 피쳐에 우유 옮겨 담기
큰 거품들을 부드럽게 해주기 위해 2번 정도 왔다 갔다 옮겨 담기를 하고, 동글동글 롤링을 해준다.
5. 로제타 라떼아트 그리기
-머그컵에 담긴 커피에 스팀밀크를 부어 안정화
-잔의 중간 지점에서 결하트를 그린다
-좌우 흔들흔들 핸들링을 유지하며 뒤로 빠진다
-피처를 들어서 앞으로 쭉 뻗어나가 마무리
로제타(나뭇잎)가 그려진 라떼 완성! 성공적!
성공해서 행복한 게 아니라
행복해서 성공했다.
행복은 저절로 주어지는 게 아니라
노력해서 찾아야 하는 것이다.
그게 안 되면
스스로 만들기라도 해야 한다는 것.
-이석원, 2인조-
_내 삶의 조연이 되지 말자
내가 행복해지기 위해서 하려는 일들 때문에 지금 내 삶이 부정되어서는 아니 된다. 내가 갈구하는 작은 세상에서 있으나 마나 한 찐따가 되기보다, 나만의 작은 세상 안에서 행복한 일을 만들어 내는 찐따가 되는 게 더 소중하고 의미 있고 가치 있다. 내 작은 세상 안에서는 내가 주인공이고, 누구든 행복할 권리가 있으니까. 내 세상이 아닌 곳에서 주인공이 되려다 내 삶의 조연이 되지 말자.
_바리스타 자격증의 본질은, 다시 용기를 내는 것
뭐든 배워두면 어디든 쓸모가 있다는 하나 마나한 말을 하려는 게 아니다. 바리스타 자격증이 나의 본질인지 얘기하고 싶은 거다. 박웅현 작가님의 여덟 단어 책에 수록된 본질 찾기를 참고하자면. 바리스타 자격증이 5년 후의 나에게 긍정적인 체력이 될 것이냐는 거다. 나한테 커피를 배우는 목적은 '커피를 잘 만드는 것'이 아니었다. 커피를 배우는 본질은 '용기를 내는 것'이었다. 도전할 용기. 실패하더라도 내가 나를 위로할 용기. 그리고. 그래서.
또.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
*라떼(latte) 뜻 : 라떼는 이태리어로 우유를 뜻한다. 웬만한 카페에서 마시는 라떼는 카페라떼라 불리며 이태리어로 밀크커피다. 네이버 사전에 라떼를 치면 뜨거운 [증기를 쐰] 우유를 탄 에스프레소(espresso) 커피라 나온다. 즉, 라떼는 에스프레소에 뜨거운 우유를 곁들인 커피 가운데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