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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ddmavin project Oct 21. 2021

필라테스 6개월간 하며 느낀 점

하고픈거 다해보기-힘 빼기

필라테스도 어느덧 6개월째. 가벼운 마음보다 대부분 무거운 마음으로 필라테스를 갈 때가 많다. 편히 쉬고 싶은 마음과 수만 가지 고민들을 짊어진 채, 무거운 마음과 무거운 발걸음으로 필라테스를 하러 간다. 무거운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질까 싶어서.


_지난 후회에 가벼운 마음을 갖고 싶다.

날 무겁게 하는 고민의 대부분은 그때 내가 왜 그랬지-다. 친구의 마음을 왜 있는 그대로 바라보지 못했지, 면접에서 왜 좀 더 일목요연하게 얘기하지 못했지, 친구의 무시 섞인 말에 왜 올바르게 대처하지 못했지 등등. 후회하는 나를 1초 뒤에 또 후회하고, 후회할 짓인 걸 알면서도 또 후회하고 있는 나를 후회하고.


_힘들 때 드는 힘든 생각이 나를 더 힘들게 하고

필라테스를 하면 평소 내가 어떤 고민에 얽매여 있는지 확인할  있게 된다. 근육을 쥐어 짜내며 고통도 같이 쥐어 짜내게 되니까. 힘든 동작을  때면 유독 나를 힘들게 하는 생각이 같이 떠오르곤 한다. 코어에 힘이 들어가야 하는데 마음에 힘이 들어가 버리는 것이다. 필라테스 동작을  때는 내가 힘을 줘야  부분에 정확히 힘을 줘야 운동도 제대로 되고, 몸에도 무리가 오지 않는다. 하지만  힘이 분산돼버리면 엄한 곳에 힘을 주게 된다. 누워서 무릎을 세우고 발바닥 전체의 힘과 복근의 힘으로 엉덩이를 들어 올렸다가 척추를 분절해서 내리는 동작이 있다. 척추를 늘려줘서 허리가 좋지 않는  같은 사람에게 좋은 동작이다. 이런 힘든 동작을  때마다 매번 잡념이 생긴다. 힘을 주지 말아야  어깨와 가슴에 힘을 주게 되고 결국 균형이 깨져 버린다.


_힘이 들 땐 힘을 제대로 써야 했다.

후우. 호흡을 내뱉으세요! 선생님 말대로 후우- 호흡을 내뱉었다. 한 번 더 후우-배를 더 쪼이고, 더-더-더! 선생님 말대로 후우- 호흡을 내뱉고 배를 더-더-더- 쪼였다. 자-가슴에 힘 빼고! 가슴에 힘을 뺐다. 힘들 때 오직 힘쓸 곳에만 집중을 하니, 잡념이 싹 사라지는 것이다. 어느덧 내 중심에 집중을 하고 있었다. 나를 힘들게 하는 것들은 날 신경도 쓰지 않는데 나혼자 힘들어 해봤자 나만 손해다. 그래 제대로 힘을 내자.


힘을 뺄 곳에는 힘을 빼고

힘을 줄 곳에는 힘을 주고


인생도 마찬가지. 엄한 곳에 힘을 주느라 엄한 인생을 사는 게 아닌지. 정신을 차리고, 무거운 마음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무거운 생각을 잠시 꺼두었다. 그러자 내 안의 코어에 불끈 힘을 들어갔다. 그리고 해냈다는 성취감과 함께 더 나은 내가 되어 있었다.


_인생은 역시 힘 빼기

어쩌면 지금 마음에 든 고민은 애초에 없는 건지 모른다. 모든 건 생각이 만들어 낸 허상에 불과할 뿐. 없기 때문에 있지 않는 건데, 없는 걸 있으려고 하니 고되고 힘들 수밖에. 필라테스를 하면서 인생을 배운다. 인생은 역시 힘 빼기의 기술 같은 것을.


내일은 좀 더 내려놓을 수 있기를.

아니다. 이런 마음도 내려놓자.

아니다. 이것도.

이것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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