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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ddmavin project Oct 30. 2021

시기나 때를 모른다고

시기하고 떼쓰지 말자

1.

아직 나는 나를  모르나 보다.

그래서 아직도 이렇게 헤매나 보다.

이일 저일 하며 방황하는 내가,

나를 찾아가는 길이 험난해도

내가 나를 놓을 수 없는 건,

나를 놓고 싶지 않은 이들의 손길 때문이지.


그 손길 절대 놓지 말자...

나를 잡은 그 손... 을...


나는 나를 세상에 흔적을 남기는 것만으로

이미 충분히 행복하다.

아무도 나를 보지 않아도. 괜찮다.

 사랑하기 위해 노력하는 내가.

이런 내가 기특하다.


2.

인생은 내가 미워하는 이들이 한 때

좋아했던 이라는 걸 견디고 사는 것.

모르는 사람은 밉지도 않다.

가까웠던 지인이 미워지는 거지.

나이가 들수록 미움의 크기만큼

그 사람을 좋아했었다는 걸 깨닫게 된다.


밥 말리가 말했다.

"사실 모두가 상처를 줄 것이다.

다만 그 고통을 감내할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을 찾으면 된다."


지금의 미운 감정 전에 좋아했던 감정이 있었다.

어떤 점을 좋아했을까?

그리고 어떤 점을 미워하게 됐을까?

채워지지 않던 기대감? 아니면 실망감?

내가 꽃인지 꼬치꼬치 증명해야하는

관계에 지쳐버린 땡벌땡벌?


올해 67세가 되신 아빠가 말씀하셨다.

"20년을 알았든 30년을 알았든

친구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는 사람은

한두  있을까 말까다.

그런 사람이란 걸 인정하고

그에 상응하는 태도를 취하며 계속 만날지,

아닐지는 내 선택이다.

그런 와중에 마음으로 느껴지는

친구에게 마음을 쓰면 되는 거지,

그렇지 않은 사람을 친구라고 이름 붙여

스트레스받아가면서 만날 필요는 없다.

누구와 어떤 관계를 맺든 가장 중요한 건,

내 생각과 감정이니

나한테 좋은 쪽으로 생각하며 살아가라."


3.

불교 용어에 시절 인연이란 것이 있다.

모든 인연은 오고 가는 시기가 있다는 뜻이다.

애쓰지 않아도 만날 인연은 만나고,

애를 써도 만나지 못할 인연은 만나지 못한다.

사람이든, 물건이든  손안에 

영원히 머무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없는 하늘의 시간.

미리 시기와 때를 알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냐만은,

인생단연코 생각처럼 흘러가지 않는다.


일어나지 말았으면 하는 일은 일어나고,

일어났으면 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

한 치 앞도 모를 인생.


시기와 때를 모른다고

시기하고 떼를 쓰며 살지 말자.


욕심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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