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부산물에 부산스러워지지 않기를
너 왜 이렇게 소심해졌어? 원래 안 이랬잖아!
엄마의 한마디에
가라앉아있던 과거의 부산물이
부산스럽게 떠오른다.
사람이 이유없이 변할리는 없다.
지난날의 상처가 마음에
협곡처럼 단단하게 쌓여버린 걸 어떡하리.
소심해진다는 건,
조심성이 많아진다는 것.
보이는 세상보다
보이지 않는 세상을
더 신경쓰게 된다는 것.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를 감지하기 위해
행동반경과 마음은 움츠러들지만
감각은 더 섬세하고 예민해지는 것.
다시 아픔을 겪으면
감각으로 느껴지는 아픔에
머리가 기억하는 축척된 아픔까지 더해져
더 아플 거라는 걸 아는 것.
그래서 더 이상 상처받고 싶지 않은 것.
소심해진 나를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