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에 빠지면 웅크리게 된다.
공중에 흩어지는 슬픔을 붙잡으려는 건지.
아직 남아있을지도 모를
모래알만 한 기쁨을 붙잡고 싶어선지.
구석에 있다 보면 여태껏 보지 못했던
나의 구석들을 발견한다.
웅크린 채 맞잡던 두 손바닥의 느낌이 싫어
멀리 떨어뜨려 놨다가도
구석구석 바라본 손바닥에서
무한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기도 하고
쳐다도 보기 싫던 두 눈동자 속에서
우주를 보기도 하니까.
구석에 웅크려 있을 때에도
구석에 있지 않을 때에도
난 구석구석 멋지기로 했다.
어디에
어떤 상황에
누구와 있든
난 구석구석 멋지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