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일결심 20160115
즐겁고 간절하게 살자.
며칠동안 받은 업무 스트레스가 오늘 최고점을 찍었다. 만약 '식성의 공동체' 모임이 아니었다면 나는 어디선가 나를 자책하며 궁상을 떨었을 것이다. 요즘 지인들을 만나면 늘 하는 말이 있다. 그동안 재미있게 일했는데 점점 재미없어진다고... 할만큼 한 것 같으니 이제는 쉬고싶다고.
신영복 선생님이 돌아가셨다. 며칠 만에 비교적 덜 춥다 생각했는데 그 소식을 듣자마자 한기가 훅 느껴졌다. 몇몇 지인들과 소식을 나누는데 친구는 이런 말을 했다.
"어른들이 가시니까 세상이 더 흐릿해지는 느낌이야"
내 눈이 흐려졌다. 집으로 돌아와 책장에 꽂힌 선생님의 책들을 봤다. 선생님 책 곁에는 리영희, 김대중, 문익환, 프리모 레비의 책들이 함께 꽂혀있었다. 오래 전에 산데다 보관을 잘못해서 표지가 바랬지만 여전히 내가 좋아하는 책들이었다. 그런데 그 중 한 권이 눈에 보이지 않았다. 한밤중에 방을 뒤졌지만 결국 찾지못했다. 괜히 눈물이 났다. 사람이 사라졌는데 책도 사라지니 더 서러웠다.
선생님을 접한 것이라곤 고작 책 몇 권 뿐이어서 괜한 호들갑인줄 알지만 나는, 존경받는 어른이 세상과 이별하실 때마다 지붕없는 집에 서 있는 것 같아진다. 그래서 괜히 눈물이 났다. 살아오신 과정을 책을 통해서라도 접할 수 있어서, 멀리서 들리는 소식만으로도 안심이 되었다. 아이가 놀이터에서 열심히 놀다가도 엄마의 존재를 확인한 후 안심하고 다시 노는 것처럼 우리에게도 그런 존재가 마냥 필요한데 이젠 하나, 둘 사라져간다고 생각하니 아득하다.
그 가늠할 수 없는 인생을 기억하며 한없이 얕기만 한 다시 나를 들여다본다. 나는 무엇을 바라며 여기에 있나.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