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일결심 20160126
분노나 상처를 하루 이상 머물게 하지 말자.
부모님이 다가오는 설 명절에 당일치기 기차 여행을 가고 싶다기에 알아보고 예약하기로 했다. 예약을 하려고 보니 출발 날짜를 정하지 않아 '나중에 여쭤보고 예약해야지' 생각하고서는 깜빡했다. 그러는 사이, 예약은 마감되었고 엄마는 그 문제로 나를 책망했다. 명백하게 내 잘못이었기에 죄송하다고 했지만 엄마는 이렇게 말했다. "관심이 없는거겠지..."
서운한 마음이 이해되기도 하여 꾹 참았지만 그 말에 나도 서운했나 보다. 퉁명스럽게 사과 아닌 사과를 하고 내 방으로 와버렸다. 엄마는 다시 나에게 말했다. "너는 미안해 하지도 않지?" 사과하는 내 태도에 2차로 열 받으셨나 보다. 그게 아니라고 대답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결국 엄마는 나를 그렇게 책망하는 것으로 대화를 종료했다.
나는 세상에서 엄마 아빠에게 혼나는 것이 가장 싫고 무섭다. 작은 실수를 해도 이해받고 격려받는 것이 아니라 죄책감의 무한루프를 경험하게 한다. 열 번을 잘했어도 한 번 잘못하면 그 열 번이 와르르 무너진다. 이런 경험들은 나를 소심하고, 자존감 낮고, 나 자신과 친하지 못한 사람으로 자라게 했다고 생각한다. 부모님을 사랑하지만 그만큼 상처도 크다.
어쨌든 이 밤, 나는 1) 열차 예매를 못 했다. 2) 엄마 말대로 내가 정말 가족에게 관심도 없고, 소홀히 하는 것은 아닐까? 3) 나는 도대체 어떻게 사과했어야 하나로 이어지는 '삼단 콤보 자책감'때문에 슬프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기차 여행을 열심히 검색하는 것. 그리고 나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분노나 상처를 하루 이상 지속시키지 않는 것.
이렇게 썼어도 은근 서럽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