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일결심 20160113
페이스북에서 논쟁을 하지 말자.
명랑한 페이스북 생활을 위해 세운 몇가지 원칙이 있다. 그 중 하나는 페이스북에서 논쟁을 하지 말자는 것이다. 일단 페이스북은 정교하게 논쟁하기에 좋은 공간이 아니다. 때론 댓글로 엄청난 분량의 의견이 오고 가는데 시작은 정중하였으나 나중은 난장이 되는 경우를 너무 많이 봤다. 특히 몇 개의 댓글로 상대를 전부 파악할 수 있다거나 인터넷에서 습득한 얕은 지식으로 모든 걸 설명할 수 있다고 철썩같이 믿게 만드는 공간이 페이스북 댓글 논쟁 현장이다. 물론 나는 논쟁에 참여할 지식과 통찰을 갖추지도 못 했거니와 그리 논리적이며 스마트한 인간도 아니어서 논쟁에 참여 '안'한다기 보단, '못'한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이다.
그런데 몇 번 그 원칙을 깨고 누군가의 글에 의견을 덧댄 경우가 있긴 하다. "꼭 그렇게 생각할 건 아닌데..." 싶거나 너무 심하다 싶을만큼 잘못된 표현을 쓴 경우 '의견' 댓글을 달기도 했다. 물론 내 입장에선 '의견'이었으나 상대방이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 대부분 서로의 입장을 확인하고 마무리하는 수준이었다. 가끔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말꼬리를 잡고 비아냥거리거나 아예 처음부터 싸울 태세로 나오는 경우다. 내가 젤 싫어하는 것 중 하나가 맥락없이 감정적으로 대응하거나 주제를 파악 못하고, 논점을 이탈하는 경우인데 그럴때면 승질도 나고 그만큼 허무하다.
어쨌든, 페이스북 논쟁을 지켜보며 얻게 된 교훈은 인간은 결코 통합적이거나 합리적인 존재가 아니라는 점, 옳은 소리를 하는 사람이 좋은 인간은 아닐 수도 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페이스북을 비롯한 인터넷 공간은 그런 사실을 교묘하게 왜곡하여 착각하게 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진영은 더 선명해지고 우리는 총체적인 지혜를 도모하는 길이 아닌 편협을 강화하는 길을 선택하게 되는 것이다.
페이스북에서 실컷 싸워서 이겨봐야 현실에서 아무 쓸모없는 장난감 지폐 얻는 것과 뭐가 다른가. 물론 그거라도 얻으면 기분 좋을 사람에겐 다른 이야기겠지만 나는 다 필요없으니 그냥 조용히 내 이야기나 낙서처럼 끄적이다 사라질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