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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모레비 Nov 25. 2019

백종원과 강형욱에게 배우는 리더의 피드백

고객 관점으로 본질을 자극하라


자꾸 피드백을 하면 서로 얼굴만 붉히게 되지 않을까요?


피드백은 누구에게나 어렵습니다. 또 조심스럽습니다. 상대방이 노력한 결과가 잘못됐음을 감정을 상하지 않도록 지적하고, 이해할 수 있게 논리적으로 설득하며 변화된 행동까지 요구해야 하니까요.


많은 리더 분들이 피드백을 기분 좋게 해 줄 수 없을까 고민하시지만 피드백 과정이 항상 서로 기분 좋을 리만은 없습니다. 감정적인 미안함을 넘어 피드백을 줘야 하는 상황이 반복될 경우 혹시 전달 과정에서 곡해되거나 서운해서 엇나가버리는 건 아닐지 걱정하기도 합니다. 이런 생각은 자연스레 불편한 피드백 상황을 피하게 합니다.


위와는 정 반대로 '직장에서는 원래 깨지면서 배우는 것'이라는 생각을 가진 리더분들은 거친 피드백을 일삼는데요. 당연히 피드백을 받는 사람은 감정이 상하고, 리더에 대한 반감만 커지게 됩니다. 일도 점점 재미없어지죠. 잘해야 본전이고, 결과가 좋지 않은 날에는 왕창 깨지기 때문입니다.


보통의 우리가 그렇듯 피드백을 받는 팀원 분들의 마음속에는 ‘솔직하고 발전적인 피드백을 받고, 성장의 기회로 삼고싶다’는 마음과 ‘피드백 과정에서 감정의 상처를 받기 싫다’는 상반된 감정이 줄다리기를 하고 있습니다.


이런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도 리더의 가장 큰 역할은 '팀원의 성장'을 돕기 위한 피드백입니다. 좋은 리더가 되기 위해 시기 적절한 피드백은 피할수 없는 숙명이고, 팀과 팀원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 수 있는 가장 좋은 무기라고 생각합니다.


피드백이 직업인 두 남자


여기 피드백이 직업인 두 분이 있습니다.


한분은 수많은 자영업자들을 찾아가 더 나은 음식점을 만들기 위해 그동안의 뿌리 깊게 이어져온 가게 운영방식과 조리법에 대한 변화를 요구해야 하는 백종원씨입니다.


다른 한분은 자신의 강아지가 문제 있다고 하는 세상의 많은 견주님들께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며 견주의 행동변화를 이끌어내야 하는 강형욱씨입니다.


두 분은 피드백이 필요한 상황을 결코 피하지 않습니다. 때론 거칠게 상대방을 몰아붙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유재석 씨와 마찬가지로 안티가 거의 없는 국민적 사랑을 받는 선생님이 되었습니다.


이 분들은 어떤 방법으로 피드백을 하길래 꼰대라는 소리를 듣지 않으면서도 상대방의 무릎을 탁 치게 하는 ‘Aha Moment’를 만들고, 진정한 행동 변화를 이끄는 걸까요?




그들의 노하우. 고객 기반으로 본질을 자극하라


백종원씨가 골목식당 서산편에서 어떤 곱창집을 찾아갑니다.


골목식당에서는 백종원씨가 가게에 처음 찾아가 주인 분들이 자리를 비운 사이 음식을 맛보고 평가하는 장면이 가장 먼저 등장하는데요. 백종원씨는 이 집 곱창이 맛이 없나 봅니다. 곱창이 입에 들어가자마자 표정이 변하기 시작합니다. MC와 함께 모니터링을 하고 있는 식당 주인 분들은 긴장한 표정이 역력합니다. 그때 백종원씨는 무심한 것 같지만 피드백을 툭툭 던집니다.


"곱창을 보니 곱이 빠져나와 있어요. 주방에 들어가 봐야 알겠지만.. 보관 온도가 살짝 낮으신 것 같아요. 낮은 온도에서 보관하면 곱이 흘러내립니다. 곱창 마니아들에게 핵심은 곱을 찾아다니는 건데 그런 곱을 느끼기에는 구우면서 빠져나갈 정도로 곱이 너무 많이 빠져나간 상태예요."


그의 피드백은 철저하게 고객 기반입니다. 내 취향에 별로라서, 내 입 맛에 별로라서라는 말을 하지 않습니다. 고객들이 어떻게 생각할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예상해서 말해줍니다. 그게 바로 그의 경험이고 통찰을 전달하는 방식입니다.


잘못된 리더는 문제를 지적하지 않고, 사람을 지적합니다. 그런 과정에서 감정을 상하게 만듭니다. 하지만 백종원씨는 주인을 비난하지 않고, 정확히 서비스의 고객이 될 사람의 눈으로 보이는 문제만 지적합니다.


강형욱씨는 어떨까요?


강형욱씨도 백종원씨처럼 어느 집에 찾아가 문제 있는 강아지의 행동을 관찰합니다. 그 역시 표정이 심각해집니다. 주인분은 그동안 어떤 일이 있었는지 상세하게 설명해줍니다. 이번 주인은 집에 강아지를 두고 자주 집을 비우는 상황에서 강아지가 분리불안 증세를 보인다며 강아지를 탓합니다. 강형욱씨는 이렇게 피드백합니다.


혼자 있는 강아지는 어떤 기분일까요? 강아지의 시간은 사람보다 4배 빠르게 간다고 합니다. 만약 가족이 모두 여행을 떠나고 나 혼자 집에 72시간 동안 혼자 있다고 생각해보세요. 더군다나 집은 어둡고, 밥은 없고, 티비를 볼 수도 없어요. 동물을 존중할 줄 아는 사람이 사람도 존중할 줄 알아요. 아이들도 그걸 보고 자랍니다.


그의 피드백은 철저히 본질 기반입니다. 반려견은 당연히 사람과 동등하게 존중받아야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강아지가 조금만 주인을 성가시게하면 혼나야 한다고 쉽게 말합니다. 그는 강아지가 왜 혼나야 하는지 다시 되묻습니다. 강아지도 강아지의 언어가 있고, 싫고 좋음을 표현할 수 있는데 견주들은 잘 모른다고 합니다. 모두 강아지를 존중하지 않는 기본적인 관점과 노력의 문제임을 강아지의 입장을 빌려 이해시킵니다.




잔소리의 사전적 정의_[출처] 네이버 사전


잔소리와 피드백은 한 끗 차이입니다.


잔소리를 하는 사람은 쓸데없이 자질 구레한 말까지 늘어놓습니다. 문제만을 바라보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함께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해소하지 못한 채 상대방을 인격적으로 비난합니다.


피드백의 목적은 상대방의 발전에 있어야 합니다. 본인에게 쌓인 감정의 분풀이로 피드백을 하다 보면 순식간에 잔소리로 변합니다. 발전적 피드백은 칭찬 상황에서는 긍정적 피드백을 주되 바뀌어야 할 구체적인 행동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고객기반으로 바라보고, 본질을 자극하며 함께 고민하고 개선방향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문화평론가 정지우님의 '사람들이 백종원과 강형욱을 사랑하는 이유'라는 글을 보고 이 글을 쓰게 됐습니다. 구구절절 공감하면서 두 분이 꼰대라 불리지 않으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이유를 리더십 측면에서 좋은 피드백을 위한 방법으로 풀어봤습니다. 시간의 여유가 되신다면 아래 글도 함께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https://www.facebook.com/story.php?story_fbid=2338125076436652&id=1000071754785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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