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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모레비 Dec 29. 2019

비즈니스는 뺄셈에서 덧셈으로

본질에 접근하는 뺄셈, 디테일을 만드는 덧셈




비즈니스 세계

뺄셈과 사랑에  빠지다.


 실리콘밸리에서 수많은 유니콘 기업을 탄생시킨 피터틸은 연쇄 창업마로 불린다. 그는 저서 <Zero to One>에서 경쟁환경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기업은 실패하고, 이를 벗어나 0의 영역에서 시작해 시장을 독점하는 창조적인 독점 기업이 되어야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가 말하는 ‘창조적인 독점’이란 늘 하던 사업을 조금씩 개선해서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여 성공하는 시대는 끝났음을 보여준다.


 복잡함을 버리고 핵심만 남기는 ‘뺄셈’의 법칙은 비즈니스 분야를 넘어 어떤 분야든 통용되는 법칙처럼 보인다.


 

 피카소는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아이디어를 더하는 게 아니라 덜어내고 또 덜어냈다. 본질만 남겼던 피카소의 작품은 뼈대를 세밀하세 묘사해 동물의 모습을 그리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깊은 번뇌가 수반되는 일이었다.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와 같은 베스트셀러로 대표되는 미니멀리즘은 몇 년 새 유행처럼 우리 일상을 파고들어 '빼기’와 ‘비움’의 미학을 전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는 뺄셈을 통해 본질에 접근한다. 결코 하나하나씩 개선하고 더해서는 찾아낼 수 없는 핵심에 대한 통찰력이며, 경쟁자가 모방할 수 없는 단순하고도 명쾌한 가치를 탄생시키는 고도의 기술이다.





뺄셈이 통하지 않는 덧셈의 영역, ‘디테일’


 분야를 가리지 않는 뺄셈의 마법은 사업을 성공으로 이끄는 필승 전략임이 확실하다. 하지만 비즈니스에서도 '뺄셈'이 통하지 않는 영역이 있다. 바로 고객을 감동시키는 디테일의 영역이다. 나는 이를 ‘덧셈’의 영역이라 부르고 싶다.


 실무자로 10여 년을 일해보니 현장에서는 빼기만큼 중요한 '더하기'가 필요한 것들이 존재했다. 꾸준히 더할수록 복리의 이자가 되어 돌아오는 ‘디테일'의 가치다.


#1. 딸기 포장의 디테일

 

 겨울이 다가오자 딸기 마니아인 아내의 얼굴엔 생기가 돈다. 마트에 다녀오는 길 우리 집 장바구니 안엔 500g짜리 딸기팩이 꼭 하나씩 들어있다. 딸기로 가장 행복한 아내는 가끔 금세 물러버린 딸기를 눈물을 버금고 버린다. 딸기는 물이 닿거나 옆의 딸기와 가까이 있으면 쉽게 물러 3~4일만 방치해둬도 못 먹는 딸기가 되어 버린다.


개별포장 딸기의 위엄 [출처 : 갤러리아 블로그]


 어느 날 우연히 마트에서 보통의 딸기 패키징과 달리 정성스레 낱개 포장이 된 딸기를 만났다. 판매자의 디테일에 감동한 것은 물론이고, 평소보다 며칠을 더 여유롭게 딸기를 먹을 수 있었다. 이제 마트에 가면 항상 이 딸기를 찾는다.


#2. 어느 교육 담당자의 디테일


 여러 교육에 참여해보면 참석 전까지 과제, 장소, 일정 등에 대한 안내 문자를 참 많이 받는다. 반면 교육 종료 후에 설문 요청 목적의 문자 외에는 문자를 받는 일이 드물다.


 지난 10월쯤 한 교육에 참석하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문자를 받았다. 당연히 안내 문자겠거니 하고 무심코 지나치려다 진심이 느껴지는 문자를 보고 시선이 머물렀다.


저도 감사했습니다.


 직접 교육을 운영해본 분들은 아실 것이다. 참가자들을 참석시키기 위해 안내 목적으로 보내는 문자와 종료 후 격려와 감사 인사를 전하는 디테일은 업무를 넘어서는 또 다른 진심의 영역임을.




뺄셈과 덧셈이 조화를 이룰 때


뿌린 대로 거두리라.
흙에서 흙으로.


 순환과 조화는 세상의 이치와도 같다. 비즈니스 세계에서도 마찬가지다. 뺄셈과 덧셈은 공존하며 조화를 이뤄가야 한다. 거시적인 영역에서는 빼고 또 빼서 날카롭게 다듬으며 본질에 접근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반면 고객과의 접점에서는 작은 차이를 만들어내는 더하기의 마법 '디테일'이 필요하다.


비즈니스 성과 개선 방법론 중 하나인 ERRC 프레임은 뺄셈과 덧셈이 순서에 따라 조화롭게 작용해야 함을 잘 보여준다.


블루오션의 액션 프레임워크, ERRC


 ERRC 프레임 상단의 E는 제거, R은 감소를 뜻한다. 즉 혁신을 위해 먼저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하고, 감소시키라는 것이다. 그래야 혁신과 변화를 위한 여유공간이 생긴다. 하단의 영역인 R은 증가, C는 창조를 말한다. '뺄셈'을 통해 만들어둔 여유공간에 디테일과 새로움을 채워 차별화 포인트를 만든다.


 뺄셈 없이 덧셈만 하다 보면 '짜글이', '복끄미' 같은 음식점 이름이 탄생한다. 김치찌개 전문점으로 시작했다가 한 여름 장사가 안되니 콩국수를 팔기 시작하고, 최후에는 어떤 음식이 대표 메뉴인지 알 수 없는 종합 선물세트 메뉴판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마침 새해가 다가온다. 새해에는 뺄셈과 덧셈이 하모니를 이룰 수 있도록 우리 비즈니스와 업무의 본질을 찾고, 또 디테일을 더해가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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