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부장과 꿀꽈배기 사이에서

과자 이야기, 과자 썰

by 시쓰는국어쌤

평소엔 조용하고 생기 없던 도서관에, 오늘은 왠지 분주함이 감돈다.

아이들이 책을 펼치고 구절을 적는다. 집중하는 모습이 제법 진지하고 열정적이다.



이게 다 '빵부장' 때문이다.

도서관에서 학생들의 책 읽기를 독려하기 위해 개최한 행사.

'인상 깊은 구절 쓰기'에 참여하면

빵부장에서 나온 크로와상 과자를 상품으로 준다.

아이들의 행동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매력적인 간식'이 필요하다.



피크닉과 마이쮸는 통하지 않는다

다소 평범쓰,,

학교 예산으로 아이들의 간식을 구입하면서

그때그때 매력적인 간식이 달라진다는 걸 체감할 수 있다.



라떼는 뻥이요가 최고의 간식이었다면

(대체 언제적..?^^)

난나나콘, 치킨팝, 매운맛 새우깡 등 다양한 간식 트랜드를 거쳐

지금은 빵부장이다.



나도 국어 시간 학기말 성실왕 간식으로 빵부장을 한박스 주문했다.

(물론 간식으로 책정된 예산으로)



여기서 잠깐, 과자에 얽힌 내 기억 하나.

난 유독 '꿀꽈배기'에 담긴

아주 짜증나는,

그러면서 계속해서 먹게되는 사연이 하나 있다.



바야흐로 대학교 2학년 시절,

기독교 동아리 활동을 하던 시절이었다.

수요일 저녁에 기도회가 있었는데,

기도회를 마치고

동아리방에 모여 과자파티를 하면서

교제를 나누는 시간이 있었다.



내 앞에도 여러가지 과자가 펼쳐져 있었고

그중에서도 꿀꽈배기가 가장 눈에 들어왔다.

꿀꽈배기 하나를 집어들려는 순간, 울리는 전화.

착신자부담으로 걸려온 것으로 보아

군대에서 온 전화같아서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역시나, 과 동기이자 동아리 동기의 전화였다.

내가 재수를 했기 때문에 동기들이 대부분 한살씩 어렸다



전화를 받고부터,

누나 잘 지내세요에서부터 시작해서

그 아이의 그동안 하지 못했던 말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어'

'그래'

'그렇구나'

'아'

'그치'

의 무한 반복...



이미 일주일 전, 색도화지 앞뒤로 빼곡하게 다섯 장 편지를 받은 터였다.
다행히 나는 다섯 장이었지만, 다른 동기들은 일곱~여덟 장씩도 받았다.

그 친구는 우리과 동기들에게 차례차례 전화를 걸어 안부를 전하곤 했는데…

하필, 그 날이 내 차례였던 것.



통화는 끝날 줄 몰랐다.

꿀꽈배기는 점점 줄어들었고,

나는 대답만 반복했다.

“그래… 어… 그렇구나…”



일방적으로 들으며, 또 들으며

꿀꽈배기는 결국 사라졌다.



어디선가 선생님을 하고 있을 OO아

누나가 그때 너때문에

꿀꽈배기를 하나도 못 먹었단다^^;



그러나,

남을 주기 위해 배운다던

그 마음이 너무 예뻤어서 이해하는 걸로.



그때부터였을까?

마트에 가면 꿀꽈배기를 꼭 집어들었던 것이

알 수 없는 집착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



아무튼 그렇다.

꿀꽈배기에는 애증의 감정이 담겨 있다.



과자를 고르며,

이런저런 생각의 늪에 빠진다.


여러분에게 있어

이야기가 담긴 과자는 무엇인가요?

당신의 ‘꿀꽈배기’는 무엇인지, 문득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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