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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필수연구소 Jun 17. 2024

공연. 성남시립교향악단 정기공연

평생 브라보 한번 못 외쳐본 사람이 되지 말고,  신날 땐 브라보!!

집 근처에 맛있는 빵집과,  아트센터가 있는 것은 정말 행운이다


현재 지역에 거의 15년을 살았다.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에 '성남아트센터'라는 큰 공연장이 있는데, 긴 기간 동안 거의 안가보다 올해 초에 '신년음악회'라는 것을 해서, 이것저것 해보자는 마음에 예매를 했다. 그것이 시작이었다. 신년음악회를 시작으로 이번달까지 한 번도 안 빼고 모든 공연을 보았다.

개근상은 가치가 있다


클래식 매니아도 아니고, 지식도 없지만, 뭔가 문화인이 된 것 같은 기분과 무엇보다도 라이브로 들리는 그 악기 소리들이 큰 울림을 주었다. 거기에 금난새 선생님의 재미난 소개들도 한 몫했다. 영화표 보다도 저렴한 가격으로 평생을 거장이 되기 위해 음악을 해온 전문 연주자 30~40명이 2시간 정도 하는 공연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이다.


솔직히 처음에는 오케스트라의 소리에 오디오나 스마트폰으로 듣던 것보다 훨씬 생생해서(당연히, 생이니) 깜짝 놀랐지만 그 감정은 잠깐이었고,  2시간 동안 계속 듣고 있으면 그렇게 좋은지, 어떤지는 잘 모른다. 특히, 중간중간 딴생각도 하게 되었다.


미리 예습을 해서 곡을 듣고 가지만, 그래도 3~4분짜리 노래에 익숙해져 있어서, 40분짜리 심포니를 듣고 있으면 새로운 부분들도 많다. 그러다 보면, 안 풀린 업무도 생각나고, 아이들 저녁밥도 생각이 난다. 그러다 공연이 끝났을 때 옆에서 눈물을 흘린다거나, 소리 높여 '브라보'를 외치는 관객들을 보고 놀라기도 한다. 이 공연이 그렇게 감동을 준 정도인가 하고


그.러.다


4월의 네 번째 정기공연 정도였던가?

브람스 교향곡 1번

브람스를 잘 알거나, 특별히 좋아하거나 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그날은 모든 공연에 처음부터 끝까지 아무 생각 없이 오롯이 연주에만 집중할 수 있었고, 연주자 한 명 한 명이 얼마나 혼신의 힘으로 연주하는지 느낄 수 있었다. 마지막 빠밤 하면서 끝날 때 그 벅찬 감정들이 차올라 정말로 '브라보'를 외치기 직전까지 갔었다. 손바닥이 빨갛게 되도록 박수를 쳤다.


남들이 좋다고 해서 좋은 게 아니라

진짜 내 깊은 곳에서 감동을 하려면 꽤 많은 반복과 노출이 필요하다. 반복과 노출로 뭔가 겹겹이 막고 있는 방어막 같은 감정들을 벗겨내야 한다. 그럴 때 오랫동안 딱딱한 껍질 속에 갇혀있었던 나의 감정의 세포들이 반응을 하게 된다.


이런 경험은 예전 락페스티발에도 있었다. 3일 정도 하는 락페스티발에 그냥 신나서 방방 뛰고 머리를 흔들지만, 이게 진짜 내가 신나서 그러는 것인지 분위기가 그래서 그러는 것인지 좀 헷갈리다가. 한 2일이 넘어가면서 그런 고민조차 사라지로, 진짜로 신나서 나도 모르게 방방 뛰고 흔들던 그런 경험들


지난 공연에서 금난새 선생님이


"평생 브라보 한 번 못 외쳐본 사람들이 많아요. 감동받고 즐거울 때는 '브라보'라고 외치세요"

라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 이렇게 예술을 느끼는 법, 받은 감동을 표현하는 법을 오늘도 배운다. 올해 남은 모든 공연도 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TI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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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P#2

예매오픈일은 공연마다 달라요. 카카오톡 친구를 맺어두면 전날 오픈날짜를 알려줍니다. 올해 전 공연 매진인 만큼 예약이 쉽지 않지만 도전해 보세요.


TIP#3

자리마다 시야각은 물론 소리가 엄청 다릅니다. 이 자리 저 자리 모두 앉아보세요. (보편적으로 비싼 좌석이 소리가 좋습니다)


좌석마다 소리와 시야가 정말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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