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과율과 오해들

1. 어떤 동영상을 본다. 개 한 마리가 방 안에 있고, 방 가운데에는 어떤 장치가 있다. 장치는 버튼을 누르면 몇 초 후 공이 나오는 형식이다. 개는 그것을 모른다. 개는 어쩌다가 그 장치를 세바퀴 돌고, 공이 나오는 것을 본다. 그리고 그때부터 그 주위를 뱅뱅 돌기 시작한다. 개는 장치에서 공이 나오는 것이 본인의 행동때문이라고 생각한다. 

2. 남태평양의 작은 섬들에는 화물 신앙 (Cargo Cult)라는 현상이 있다. 그들은 세계대전이 끝나고 미군이 남기고 간 비행기를 숭배한다. 오랫동안 문화와 단절됐던 원주민들은 그것을 '신의 선물'이라고 해석한다. 확연한 기술 발전 속도의 차이 때문에 그들은 화물을 실은 비행기를 '거대한 새'라고 생각하고, 거기에서 나온 사람들이 사용하는 물건은 '마법이 부여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자신들을 위해 신이 보낸 것이라고 생각한다. 

3. 누구에게나 징크스가 있다. 채널을 돌려 축구경기를 보면 응원하는 팀이 실점을 하고, 우산을 들고 나온 날은 비가 오지 않는 것 같다. 하지만 이 실제 사건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없다. 징크스는 일종의 미신적 행동이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서는 계속 '혹시...'라는 생각이 맴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