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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ripza Sep 01. 2023

뒤늦은 페촐트 정리 1 : <운디네> GV

2021년 GV 내용 정리

*해당 글은 2021년에 있었던 크리스티안 페촐트 감독전에서 <운디네> 상영 이후 베를린에서 감독과 함께한 GV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 <운디네> GV with 크리스티안 페졸트 감독 + 씨네 21 김소미 기자

-. 운디네를 자주적인 캐릭터로 표현하고 싶었다. 그 예로써, 물속에서 사고를 당해 코마상태에 빠진 크리스토프를 살려내기 위해 그녀는 자신의 이전 남자친구를 찾아가 살해하고 (자신을 배신한 죄), 스스로 물속으로 들어감으로써 (물속에서 생명을 잃은) 자신과 그 (크리스토프)의 위치를 바꾼다.

-. 훔볼트 포럼을 끌어들인 이유?


영화라는 것은 집과 같다고 생각한다. 즉, 공간의 분위기가 곧 영화라고 생각한다. 독일의 경우, 전쟁 후의 재건의 움직임이 있었다. 그런데, 어떠한 건축물 들은 이제 더 이상 그것의 쓰임새로 쓰이지 못한다. (왕이 없으니 왕궁은 쓸모가 없다.) 이젠 더 이상 왕이 없는데 왕궁을 재건한다는 것이 옳은 것인가? 운디네는 베를린의 건축물에 대하여 이와 같은 비판적 시각을 갖는다. 전후, 및 베를린 장벽 붕괴 이후에는 새로운 것을 지어야 하는데 이전의 것을 재건하는 것을 비판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리고, 운디네가 물의 정령 (수백 년간 베를린에 살아온)이라는 것을 생각해 보았을 때, 그녀는 아주 오래전부터 베를린을 지켜봐 왔을 것이다.




'베를린은 건축적으로 강간당한 도시이다'라고 페촐트가 말한 적이 있다. 아마도 이런 그의 감정이 운디네에게까지 투영된 것 같다. 그리고 그것은 파울라 베어라는 연기자를 통해서도 투영되었다. 베를린은 독일의 수도이자 대도시이고, 유학을 위해 사람들이 오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 그래서 그곳엔 무수히 많은 '주의'들이 왔다 갔다. (공산주의/민주주의/자본주의 등 : 분단과 전쟁으로 인한) 하지만 이러한 것들의 방문으로 베를린이 꼭 좋아졌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운디네는 물의 정령. 베를린은 물이 많은 도시지만, 개발되면서 물이 없어지고 있다. 그녀는 이것을 보면서 왜 개발하는지에 대해 의구심을 품고, 크리스토프가 있는 교외 (auf dem Land)로 간다.

-. 옐라/트랜짓/운디네 : 연속되는 물의 이미지에 대하여


나(페촐트)는 모비딕을 좋아한다. 모든 이야기는 물에 수렴된다. 우루과이에선 바다를 통해 사람들이 살아간다. 한국도 바다가 삼면인 나라가 아닌가. 바다와 육지예 경계를 보다 보면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되는데, 특히 영원성과 꿈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그곳은 영화가 탄생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 유려함과 롱테이크에 대한 설명


계속에서 이동하고 흐르는, 액체적인 무드 (liquid mood)가 페촐트의 영화에 깔려있다는 말이 있다. 미학적인 측면에서의 설명을 부탁한다. 

첫 촬영을 수중 장면으로 시작했다. 촬영 때엔 무의식적인 선택들이 좋을 때가 많았다. 두 주연 배우는 배우 아카데미에서 정식으로 연기를 배우진 않았고, 무용수였다. 물속에서 춤을 추는 법을 배우면서 소통을 하기 시작했다. 육지에서도 그러한 몸짓과 소통을 유지하려고 했다. 두 배우의 시선과 터치에서 그런 것들을 전달할 수 있었지 않았나 싶다.

-. <운디네>에서의 바흐의 음악


나는 음악이 영화의 배경이라기보다는 장면에서의 감정을 남기는 요소로서 활용하려고 한다. 연극에서도 노래가 끝나면서 막이 내려지는 것과 같이. 같은 노래를 반복하는 것이 그것 (감정을 표현하는 것)을 더 잘 나타내지 않을까?


편집과정에서 문리버(moon river)를 사용했더니 더 만족스럽다는 의견이 있었다. 사실, 어떤 영화든 문리버를 음악으로 사용하면 어떤 무드가 형성되는데, 나는 그런 것을 원치 않는다. (음악 자체의 분위기가 영화의 상황을 집어삼키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듯)

이미 알려진 음악을 쓰는 것에 대하여 : 여러 이유가 있다. 응급구조연습은 실제로 I will survive라는 곡에 맞춰 연습을 진행한다. <피닉스>의 Speak low는 유대인에 관련된 노래였고, 영화를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영화 마지막에 홀로코스트 생존자인 넬리(주인공)가 그녀의 입으로, 니나호스라는 배우의 입으로 부르는 것이 중요했다.



-. 인물들의 관계? 트랜짓/운디네에서의 3각 관계에 대하여 (파울라베어 / 마리암자리 / 프란츠 로고스키)

전작 <트랜짓>과 <운디네>에서는 같은 세명의 배우가 나오는데, <트랜짓>에서는 마리암자리와 프란츠 로고스키가 이루어지지 않고, <운디네>에서 약간 슬프긴 하지만 마지막에 두 사람이 이어진다. 이러한 점이 재미있었다.


: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했다. 영화를 다 찍고 나면 배우들이 우울해지는 경우가 많다. (촬영이 끝나고, 자신이 맡았던 캐릭터와 작별해야 하기 때문) 그래서 정체성을 이어나가자는 의미도 있고, 새로운 영화에서 새로운 역할로 또 다른 관계를 형성하는 의미도 있다. 



-. 새로운 트릴로지에 대한 정보?

독일에서 젊은이들의 여름휴가에 대한 내용이다. (Ostsee근처에서의) 

숲에서 산불이 일어나고, 젊은이들의 마음속에도 불이 나기 시작한다. 두 불은 모두 통제할 수 없이 퍼저나 간다. 

개인적으로 미아야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데, 그의 작품에서는 항상 사물 또는 자연의 의미가 내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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