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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ripza Sep 05. 2023

0.7

출생률 0.7을 바라보며 종말이 다가오고 있다고 생각했다. 

혹자는 인구감소가 (다른의미로 자조적인)모범적인 탄소저감정책 실행이라는 말을 했고, 또 다른 혹자는 (어차피)우리는 괜찮을 테니 열심히 내 알바 아니다, 라는 식의 말을 한다. 


우선은 후자에 대해 반박을 해보자면, 그 혹자가 한국과 그 나라를 이루고 있는 자본 시스템에서의 상위가 아니라면 해당되지 않는다. 인구가 줄어들면 (어떤 경제 및 생물 유투버의 말을 빌리면)그것은 경제위기와도 밀접하게 연관된다. 우리는 이미 일본에서 그것을 보았다. 일할 젊은 인구가 줄고, 회사와 사회의 중위연령을 올라간다. 보통 사람은 나이를 먹으면 변화를 거부하고 보수적인 입장을 취한다. 이는 곧 정체를 의미하고, 정체는 곧 발전 (혹은 혁신)의 저하를 가져온다. 


여기서 잠시 말하건데, 나는 자본주의적 성장을 거부한다. 기술의 발전은 지지하지만 그 발전된 기술로 자본주의적 성장을 멈추면서도 지속가능한 자본주의 생태계/사회시스템으로 가는 것을 원한다. 여튼, 새로운 기술이나 혁신을 가져오기가 현재의 인구구조가 지속되면 더이상 일어나기 힘들것이고, 자원이 없는 한국 입장으로서는 그토록 예전부터 '인적 자원'이라고 불렀던 인구마져 줄어든다면, 특히나 젊은 층의 감소는 국가적 쇠퇴만 바라보아야 할지도 모른다. 


다른 한편, 젊은 층의 감소로 인한 여파는 현재를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당연히 끼친다. 당장 유아용품이나 학교, 대학교가 통폐합되거나 망할것이다. 학생수만 주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그 산업에서 돈을 벌고 생활을 영위했던 사람들의 일자리가 없어진다는 뜻이다. 교사당 학생수를 줄이고 줄여도, 최근 45만명에서 근 10년만에 25만명으로 줄어든 신생아 숫자를 보면 향후 10년후에 다가올 폭풍은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클 것이다. 


결국 더 많은 사람들이 직장을 잃고 거리로 나앉을 것이다. 하지만 한국의 복지제도는 좋지 않다. 건강보험이나 의료에 관련된 서비스는 좋으나, 다른 부분, 특히 노동에 대한 복지와 은퇴 후의 노인에 대한 복지는 좋지 않다. OECD기준 노인 빈곤률와 자살률이 늘 상위권에서 맴도는 것이 그 증거이다. 나중에 가서 그쪽에 예산을 더 투입하겠지만, 그 수가 얼마나 될지는 계산이 필요하다. 


잠시 출생률로 다시 돌아와서, 젊은 2030세대들이 왜 아이를 낳지 않느냐고 물어본다면, 거기에 반 자발적으로 동참하고 있는 나로서 생각한다면... 그것은 '헬조선'때문이라는 말이 먼저 떠오른다. 문제가 너무나 많다. 1) 너무나 높은 부동산 비용 2) 너무나 높은 결혼의 문턱 3) 너무나 높은 육아비용 정도가 생각난다. 혹자는 젊은 사람들이 연애세포가 다 죽어버려서 그것을 다시 살려야 한다는 식의 정책을 내놓아야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그것은 틀렸다. 개인의 차이가 있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여유가 된다면' 연애/결혼/출산을 하고 싶어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위의 세 가지 문제를 하나씩 간단히 살펴보면, 결국 자본주의와 그 주의의 노예가 되어버린 한국의 사회상이 그 근본 원인이라고 귀결될 것이다. 


1) 부동산 문제 : 경제성장이 없으면 결국 올라가는 집값을 더이상 감당치 못하는 상황이 되어버리면서 집을 소유한다는 것이 너무나 어려운 일이 되어버렸다. 여기에는 집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들의 욕심(내 집값은 떨어지면 안된다 + 이 집을 사기위해 레버리지를 사용한 경우도 포함)이 있겠다. 그리고 연달아 터진 LH의 문제도 있고, 선분양으로 이어진 건설사의 폭리도 문제가 된다. 결국 수많은 시간동안 건설사는 서민들이 은행에서 빌려온 돈을 가지고 엄청난 부를 축적해왔고, 현재에도 그 위험성을 일반 사람들에게 전가한다. 여기에는 분명 많은 부동산을 소유한 '기득권'들의 입김이 작용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수많은 건설사들이 소유하고 있는 언론과, 부자들을 수호하는 보수정권에서는 집값을 내리는 대신 돈을 '더 쉽게'빌리는 쪽으로 정책을 유도하면서 가계부채를 늘리는 것으로 그 문제를 해결하려한다. 하지만 앞서서 말한 문제점으로 인해 더이상 집을 사지 않는 순간, 다시 말해서 점점 거대해지는 부채를 넘겨받을 사람이 없게되면 그때 버블이 터질것이다. 그래서 젊은 세대들이 그토록 주식과 코인에 열광했던 그 이유는, 어차피 재벌집 자식이 아닌이상 일반적인 봉급으로는 본인들이 터를 잡고 살고 싶은 서울-수도권의 주택을 구매할 수 없으니, 한탕을 노려서 그것들을 해결하려는 마음도 있다. 거기에 더이상 일을 하지 않고 살아도 된다는 헛된 희망도 껴있다. 하지만 그것은 소수가 누리는 것뿐이고, 대부분의 젊은 세대는 결혼을 한다는 전제하에 울며겨자먹기로 대출을 받아 집에 들어갈 것이다. 그리고 대출금의 노예가 된다. 


2) 높아진 결혼 문턱의 문제 : 모든 사람에게 해당되는 이야기는 당연히 아니다. 하지만, 앞서서 말한 부동산 문제로 인하여 사람들은 보통 '안정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상대를 선호하게 된다. 이미 직장인들의 소개팅 시장에서는 학교/직업/연봉/차/자가 여부를 알려주는 것이 보통인 것처럼 보이고, 사람들은 남녀모두 상관없이 '보통'의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높은 등급의 사람을 파트너로 원한다. 여기서의 '보통'의 생활이란, 남녀 모두 대기업에 다니거나 전문직, 혹은 안정적인 직업이 있을 것. 그래서 수도권에 집을 마련할 수 있을 것, 그리고 아이를 봐줄 자본이나 인적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 등이 포함될 것이다. 하지만 이를 만족할 수 있는 사람의 수는 당연히 한정적이다. 결혼하는 커플들 중에는 당연히 자연스럽게 만나 연애를 하고, 결혼까지 이르는 경우가 있겠지만, 이런 경우를 제외하고는 전반적인 사회의 스탠스가 자본주의가 기저에 딸린 것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소위 말해 '조건'을 따지게 되었기 때문에 그 조건에 다다르지 못한 사람들은 제외되거나, 스스로 포기하는 쪽으로 선택을 한다. 


어차피 내 몸 하나 건수하기도 힘든데, 연애/결혼은 사치스러운 일이다. 한편, 결혼비용은 어떤가. 결혼 시장 역시 너무나 고급화가 되어버린 것 같아 금전적인 부담이 크다. 여기엔 SNS영향도 분명 있다고 생각한다. SNS에서 끊임없이 올라오는 '보통'이라고 포장된 것들을 사람들이 마주하면서, 부담되는 것들을 아무 이유없이 '해야되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따라한다. 나는 결혼식에 사람이 많이 없을 것을 걱정하는 사람들을 여럿봤다. 그러면 어떤가? 그냥 둘이 결혼을 하는 세레머니일 뿐인데... 물론 축하해주는 사람들이 많으면 좋겠지만, 그저 '축하해주는 사람이 많으면 좋아보여'라는 이유일 뿐이라면 그건 뒤틀려버린 것이라 생각한다. 결혼식장 비용, 스드메로 표현되는 관문들 역시 거의 담합에 가까운 형태로 가격이 형성되어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들고, 이것 또한 자본주의로 연결된다. 어떻게든 한탕을 해먹으려는, 다른 대안을 선택하기 어렵게 만든 시장은 사람들의 욕심이 만들어낸 허상이다. 


3) 육아의 문제 : 모든 관문을 뚫고 결혼까지 하면 기다리는 문제일 것이다. 여기서도 사람들의 불안감이 솟아난다. 영어유치원을 보낼 것인가의 문제, 몇 개의 학원을 보내야하는 문제도 있겠고, 당장 어렸을 때 누가 아이를 키울 것인가에 대한 문제에 부딪치게 될 것이다. 한국은 남자의 육아휴직률이 가장 낮은 나라 중 하나이고, 따라서 결국 여자가 자신의 커리어를 이어가지 못하고 경력이 단절되고 독박 육아를 하게될 확률이 많다. 남자가 육아휴직을 잘 쓸 수 있는 직업은 소수의 일자리 뿐이다. 남자도 어떻게보면 식구를 먹여살리기 위하여 밤낮없이 일해야 한다. 


그런점에서 노동에 대한 기성세대의 획기적인 변화 없이는 육아의 문제도 해결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그래서 결국 '보통'의 삶에 이르기 위해서는 '보통'이상의 사람이 되어야 하고, 자연스럽게 자신의 아이들도 '보통'이상에 속하기 위해서 키우게 될 것이다. 그래서 아이들은 점점 어린나이부터 경쟁에 뛰어든다. 인성이나 어린나이에 배워야 할 기본적인 상식들을 망각한 채, 주입식으로 영어나 수학을 가르친다. 유치원때 부터 '의대반'이 있다는 소리를 듣고 나는 절망해버릴 수 밖에 없었다. 결국 이 아이들의 목표도, 철처하게 신자유주의로 세팅된 시스템에서 살아남기 위해 기득권이나 기득권 세력의 바로 밑에 가있는 것이 되는 것 뿐이다.  


그래서 결국 한국사회가 헬조선이 되고, 젊은 사람들이 자신를 이을 세대를 더이상 생산하지 않는 이유는, 신자유주의와 이의 비호를 받고있는 자본주의 독재시스템이라고 생각한다. 시간을 점점 미룰 수록 폭탄은 점점 커진다. 이미 지금도 10년 후가 갑갑한데, 파격적인 정책은 눈 씻고 찾아봐도 볼 수가 없다. 보수정권은 미래에는 관심이 없고, 부자들과 기득권을 위한 정책만 시행하고, 그것은 세수부족을 불러오고 결국 사회 안전망을 줄이는 쪽으로 귀결된다. 0.7이라는 숫자가 이미 충격적인데도, 충격적인 정책을 내 놓지 않는다면 미래는 없다. 혹자는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그때가되면 산업 혁명이 또 한번 일어나 바뀌지 않느냐고. 글쎄, 공장이 자동화되고 사람이 더이상 일을 지금처럼 많이 일하지 않아도 되어, 젊은 노동인구가 많이 필요하지 않게 되더라고, 결국 한 국가를 운영하는 것은 정책과 시스템이다. 노동에 대한, 현재의 젊은 세대들을 위한 새로운 시각이 없다면 기술적 발전도 의미가 크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그런 기술적 변화는 아직 '가정'일 뿐이지 않은가. 하루하루가 한국의 남은 날들 중의 최고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요새는 서이초 사건을 계기로 전국에서 수많은 선생님들이 보여 집회를 한다는 것을 들었다. 교육부 장관도 처음에는 센 어조로 나가다가 (재량휴업에 대한) 결국 약간은 뒤로 물어서는 모습을 보였다. 출생률의 주체는 청년들일 것이다. 우리가 지금 원하는 것에 대한 것을 말하지 못하면, 정부또한 움직이지 않을 것이다. 아직 최악이 오지 않았을 때 연대하여 움직여야 하지 않을까. 그냥 이대로 각자도생하며 처참한 미래를 기다리기는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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