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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ripza Oct 18. 2023

#1 23.10.02~08



10월 2일 월요일 

천신만고끝에 얻은 기숙사 방의 키를 받으러 갔다. 바이로이트 대학교의 기숙사는 종류가 몇가지가 있는데, 내가 배정된 곳은 가장멀고, 지은지도 가장 오래된 것이었다. 학교까지는 버스를 한 번 갈아타야하고 (ZOH이라는 버스 중앙역) 대략 30분~40분 정도가 걸린다. 

하우스마이스터, 다시 말해 관리인은 50대 중반이 넘은 아저씨였는데, 성격이 둥근 편은 아니었다. 아직 학교에서, 혹은 기숙사 관리팀에서 나에게 보내지 않은 문서가 있었는데, '넌 이게 왜 없냐'며 약간 투덜됐다. 시설물 관리등급표를 받고 이날은 간단히 점검만 하고 다시 중앙역 근처 숙소(airbnb)로 갔다. 


10월 3일 화요일

오후 3시에 DSH시험을 앞두고 신청한 과외를 받았다. (거의 마지막 회차) 원래는 IIK Bayreuth라는 사설 어학원에서 시험 준비반을 등록했지만, 수강생 부족으로 인해 베를린에서 여기로 넘어오기도 전에 폐강되었다는 답변을 받았었다. 이 날 과외에서는 말하기 연습이 아주 잘 되어서 기분이 좋았다. 


10월 4일 수요일

학기가 정식으로 시작되었고 (수업이 아닌 영역) Kick-off이벤트와 First Step이라는 세선에 참가했다. 사실 진짜로 대학교에 처음 들어온 사람들을 위한 것들이라, 이미 대학교를 졸업한 지 10년이 다 되가는 나에겐 별로 들을 것은 없었다. 캠퍼스 투어에서 우연찮게 한국인을 만났고, 그는 인터네셔널 독일어과정 학사에 합격한 상태였다. 그 과정은 B2정도의 독일어만 있으면 된다고 해서 놀랐다. 공대도 C1인데 어째서 독일어과가 B2면 되는거지...


10월 5일 목요일

오리엔테이션이 그닥 영양가 없어보여 참여하지 않았고, 대신 도서관에서 독일어 시험 공부를 했다. 배터리학과(영어)로 들어온 한국인과 그녀가 오리엔테이션에서 만난 러시아인을 잠시 만나 커피를 마시며 얘기를 했다. 나는 아직 정식등록이 되지 않아 불안정한 상태다. 임시합격증을 받아 오리엔테이션엔 참가할 수 있지만, 독일어가 떨어지면 이후 일정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10월 6일 금요일 ~ 8일 일요일

뮌헨에 2박 3일로 다녀왔다. 전 직장에서 알던 동기 및 후배가 3명이나 뮌헨에 있었고, 8월 중순에 이들과 이때 만나기로 약속을 잡았더랬다. 사실 뮌헨으로 떠나는 기차에서 조금 후회를 했다. 이시간도 사실 공부를 해야되지 않을까, 와 같은... 지역열차 (RE)를 타고가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불편하게 갔다. 인터넷도 잘 되지 않아 시간이 어떻게 갔는지 모르겠다. 지인들과는 금요일날 Frauenkirche앞의 독일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근사한 바를 가서 2차를 했다. 간만에 술을 많이 마셨다. 토요일에는 그들과의 또 한번의 저녁약속 전까지 숙소 근처의 카페에서 공부를 했고, 한식당에 갔다. 다만, 중국인이 주인인 가짜한식당이었다. 그래도 흰밥을 오랜만에 먹어 좋았다. 2차로 근처 스페인 술집에 가서 초코츄러스와 (다들 불만이 많았던)감바스를 먹고 돌아왔다. 일요일엔 뮌헨 현대미술관(Neues Pinacotek)에 가서 현대미술 작품과 자전거의 역사를 탐방했고, 근처 LMU(뮌헨 대학교)의 광물학 박물관에 가서 돌들을 감상했다. 형광으로 빛나는 돌들을 꽃와 관련시켜 제법 근사하게 큐레이션이 되어있었고, 그래서 보는 재미가 있었다. 바이로이트까지는 기차 연착으로 4시간 반이 걸렸다. 지친몸을 이끌고 샤워를 하고 바로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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