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정문 옆의 떡볶이 집이 바뀌었다
상어가 떠난 자리에 신전이 들어섰다
사람들은 신전으로 몰려든다
저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신탁을 듣기 위해 줄을 서고
뜨겁고 새빨간 용암을 흡입한다
상어는 지금쯤 어디로 갔을까
고구마 밭에서 뒹굴다가 호박 속으로 숨고
오징어 떼 사이를 헤엄치다가 새우 떼에 밀려
해저 화산에 도착하지 않았을까?
누군가는 지옥을 유황가스가 가득한 불모지의 땅으로 묘사했다
해저 화산에서 분출되는 섭씨 200도씨가 넘는 이산화황 가스
그것을 들이켜면 죽고 말아―
차디찬 겨울의 속초, 그 옛날 어머니는 7남매의 넷째로 태어나
좁디좁은 방안에서 양쪽에 언니와 남동생을 낀 채 새우잠을 청했다
연탄은 불완전 연소가 되고, 보이지 않는 일산화탄소가 방으로 퍼진다
그것을 들이켜면 죽고 말아―
뜨거운 방안에서 어머니는 큰 오빠의 등에 업혀 나왔다
그리고 아버지를 만나 나와 여동생을 낳았다
1994年 이후 최악의 더위
1994년생 여동생은 친구를 만나러 밖으로 나갔다
나는 더위를 피하기 위해 거실에 대자로 누워 선풍기를 얼굴에 갖다 댄다
그것을 들이켜면 죽고 말아―
어느샌가 어머니가 부엌에서 나타나 선풍기를 발치 쪽으로 옮긴다
용암처럼 뜨거운 섭씨 40도씨의 공기를 뚫고
나도 신전으로 향한다
저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신탁을 기다리는 동안 나는
떡볶이를 먹고, 바삭한 튀김을 간장에 찍어먹는다
드디어 나에게 내려진 신탁; 바다로 찾아가라.
하지만 동해로 떠나는 버스는 모두 매진되어 버렸다
나는 축― 늘어진 채 먹다 남은 새우튀김 꼬리 부분을
짜디짠 어묵 국물에 담갔다가 빼기를 반복한다
그때, 가게 앞으로 상어가 지나간다
나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도로로 다이빙을 한다
샥스핀을 잡고 地面泳法을 시도한다
몸은 금세 무수히 많은 상처를 입고 복사에너지로 말미암아 뜨거워진다
하지만 여기서 멈출 수는 없다
바다에 도착한다면, 차디찬 바닷물이 나의 몸을 식혀주고 상처도 아물어주겠지
차들을 한 대씩 시나브로 추월하며, 동해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