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단보도 앞에서
중국인 유학생이 나에게 다가와 묻는다
한 손에 키를 든 채,
키 어디서 만드는 지 알아?
갑작스레 다가오는 반말
내가 열쇠장이라고 생각했을까
나는 모른다고 답했고
유학생 두 명은 대학로 어딘가를 서성였을 거다
집 문 앞
나는 현관문을 손등으로 가볍게 누르고 비밀번호를 눌렀다
그러고 보면 나는 어렸을 때에도 키를 어디서 만드는 지 몰랐다
예전에 살던 옥수동의 주택
중학생이 된 후로 나는 열쇠를 가지고 다녔고
가끔 문앞에 붙여진 "열쇠 고칩니다"라고 쓰여진 스티커를 떼어 버렸다
더 이상 동생은 열쇠를 잊어버리지 않고
엄마도 열쇠를 어디에 두었는지 기억할 필요가 없다
열쇠도 이제 없어질 물건이 될지도 몰라
그렇다면 저 유학생의 질문도
사라져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