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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ripza May 22. 2017

횡단보도 앞에서 

중국인 유학생이 나에게 다가와 묻는다


한 손에 키를 든 채, 

키 어디서 만드는 지 알아?


갑작스레 다가오는 반말

내가 열쇠장이라고 생각했을까


나는 모른다고 답했고


유학생 두 명은 대학로 어딘가를 서성였을 거다


집 문 앞

나는 현관문을 손등으로 가볍게 누르고 비밀번호를 눌렀다


그러고 보면 나는 어렸을 때에도 키를 어디서 만드는 지 몰랐다


예전에 살던 옥수동의 주택

중학생이 된 후로 나는 열쇠를 가지고 다녔고

가끔 문앞에 붙여진 "열쇠 고칩니다"라고 쓰여진 스티커를 떼어 버렸다


더 이상 동생은 열쇠를 잊어버리지 않고

엄마도 열쇠를 어디에 두었는지 기억할 필요가 없다


열쇠도 이제 없어질 물건이 될지도 몰라


그렇다면 저 유학생의 질문도 

사라져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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