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의 희망
간밤에 꿈을 꿨다. 새끼손가락 윗마디를 다쳐 허름한 병원에 갔다. 의사는 손가락을 살펴보더니 다친 마디 아랫부분까지 잘라버렸다. 그리고는 얼음주머니에 손가락을 넣었다. 당황한 채, 언제 접합 수술을 할 껀가요?라고 물었다. 그는 이틀쯤... 지나고 수술을 할 겁니다,라고 답했다. 신경이 죽기 전에 붙여야 되는 것 아닙니까? 의사는 갑자기 약속이 있다며 자리를 박차고 나가버렸다. 나는 절망했다. 한참을 병원 안을 돌아다니며 의사를 찾고 있는데, 갑자기 손가락이 짜릿해졌다. 나는 움켜쥐고 있던 손을 폈다. 그러자 놀랍게도 새끼손가락이 보들보들하게 막 다시 생겨있었다. 아기 피부처럼 보드랍고 따뜻했다. 그리고 반대편 문에서 쿵쿵 누군가가 문을 두드렸다. 나는 그쪽으로 가보았다. 발가벗은 내가 방에 갇혀있었다. 그의 오른손 소지는 늙어있었다. 나는 한 마리의 플라나리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