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oripza Mar 29. 2016

소지 소실

재생의 희망

간밤에 꿈을 꿨다. 새끼손가락 윗마디를 다쳐 허름한 병원에 갔다. 의사는 손가락을 살펴보더니 다친 마디 아랫부분까지 잘라버렸다. 그리고는 얼음주머니에 손가락을 넣었다. 당황한 채, 언제 접합 수술을 할 껀가요?라고 물었다. 그는 이틀쯤... 지나고 수술을 할 겁니다,라고 답했다. 신경이 죽기 전에 붙여야 되는 것 아닙니까? 의사는 갑자기 약속이 있다며 자리를 박차고 나가버렸다. 나는 절망했다. 한참을 병원 안을 돌아다니며 의사를 찾고 있는데, 갑자기 손가락이 짜릿해졌다. 나는 움켜쥐고 있던 손을 폈다. 그러자 놀랍게도 새끼손가락이 보들보들하게 막 다시 생겨있었다. 아기 피부처럼 보드랍고 따뜻했다. 그리고 반대편 문에서 쿵쿵 누군가가 문을 두드렸다. 나는 그쪽으로 가보았다. 발가벗은 내가 방에 갇혀있었다. 그의 오른손 소지는 늙어있었다. 나는 한 마리의 플라나리아였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