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문장은 하나의 이야기

영문법 이야기

by 댄스댄스댄스


앞에서 언어를 공부하는 데 있어 단어가 얼마나 중요한지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단어 한 개만 가지고 의사소통하지는 않습니다. 여러 단어를 나열하면서 말을 하고 글을 쓰지요. 어제 학교에서 친구들과 한 대화를 떠올려 보세요. 수많은 말들이 스쳐 지나가지 않나요? 지금 여러분이 읽고 있는 이 글 역시 수없이 많은 단어들이 모여 구성되었습니다.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나’라는 존재는 무엇일까요? 거울 앞에 서 보세요. 거울에 비치는 모습이 ‘나’일까요? 손으로 만질 수 있는 몸은 어떤가요. 나의 몸을 ‘나’라고 할 수 있을까요? ‘나’라는 존재는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을까요? 아마 과학시간에 배웠던 ‘세포’가 떠오를지도 모릅니다. 우리 몸은 대략 20조에서 30조 사이의 세포들로 이루어져 있다고 합니다. 현미경을 통해 들여다볼 수 있는 이 작은 세포들을 ‘나’라고 할 수 있을까요?


발이 걸려 넘어져 무릎에 상처가 났습니다. 곧 피가 멈추고, 딱지가 앉죠. 며칠이 지나고 그 딱지가 떨어지면 새 살이 돋아나 있습니다. 생물학자들에 따르면 우리 세포는 끊임없이 재생하고 교체된다고 합니다. 짧게는 2일에서 5일마다 교체되는 세포가 있고, 약 4개월에서 10년에 걸쳐 사라지고 새로 생겨나는 세포도 있다고 합니다. 한 번 손상되면 재생이 안되거나 태어날 때 있던 세포가 평생 그대로 유지되는 부위도 조금은 있다고 합니다. 그럼 평생 바뀌지 않는 그 세포들만이 ‘나’일까요?


계산해 보면 평균적으로 대략 7년마다 우리 몸의 거의 모든 세포가 바뀐다고 합니다. 그럼 7년 전의 ‘나’는 지금의 ‘나’와는 완전히 다른 존재였을까요? 혹은 지금의 나는 7년 뒤에는 완전히 다른 존재가 되는 걸까요? 삶을 살아가며 성장하고 경험하며 우리는 조금씩 바뀝니다. 외모와 체형이 바뀌고, 생각이나 목소리도 바뀌죠. 그러나 7년 전의 나와 지금의 나, 그리고 7년 뒤의 내가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되지는 않을 겁니다. 머리에 충격을 받아 기억상실증에 걸리지 않는 한, 우리는 과거와 현재, 미래의 나를 한 사람의 ‘나’로 인식합니다.


그렇다면 7살 때의 나, 14살 때의 나, 21살 때의 내가 같은 ‘나’라고 인식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마 눈치가 빠른 분들은 번뜩 떠올랐을지 모릅니다. ‘기억.’ 우리가 겪은 경험이나 감각, 학습한 지식 같은 것이 뇌에 저장되면 우리는 이를 기억이라고 부릅니다. 이 기억이 과거와 현재, 미래의 나를 같은 ‘나’라고 인식할 수 있게 만듭니다. 그리고 여기서 가장 중요한 점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거의 모든 기억은 ‘이야기’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태어나면 부모님을 만납니다. 부모님은 우리를 바라보며 윙크를 하고 ‘사랑한다’고 말합니다. 우리를 안고 모유를 먹이고 기저귀를 갈아줍니다. 우리가 태어나자마자 겪는 이런 장면들은 모두 ‘이야기’의 모습을 띄고 있습니다. 어떤 특정한 대상이나 구체적인 정보를 기억할 때도 우리는 이야기의 형태로 기억합니다.


저는 10살 때 동네에서 트램펄린을 타다가 슈퍼맨처럼 트램펄린 밖으로 날아 바닥에 떨어진 적이 있습니다. 그때 순간 눈앞이 번쩍거리던 일, 바닥의 흙먼지 맛, 찢어진 입술에서 느껴지는 통증 같은 것들이 이 이야기의 장면들로 생생하게 남아 있습니다. 여러분의 기억을 떠올려 보세요. 제가 가진 기억과 비슷하지 않나요? 우리의 기억은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야기는 우리 인간의 본능이라고 합니다. 다른 이들은 우리 자체가 이야기라고 말하기도 하죠.


그러므로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 좀 더 정확히 말하면

하나의 문장은 하나의 이야기

입니다. 이야기에서 절대 빠지면 안 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주인공’입니다. 하나의 이야기는 한 주인공이 어떤 상황에서 어떤 행동을 하는지 보여줍니다. 하나의 이야기처럼 우리가 보통 문장이라고 부르는 것에도 ‘주인공’과 이 주인공이 처한 ‘상황’에서 어떤 ‘행동’을 하는지를 알려줍니다. 이야기의 주인공을 문장에서는 ‘주어(subject)’라고 하고, 이 주인공이 처한 ‘상황’이나 하는 ‘행동’을 우리는 ‘서술어(predicate)’라 부릅니다. 즉, 일반적으로 문장은 하나의 주어와 서술어를 가진 단어의 집합입니다. 주어와 서술어, 그리고 그 외 문장을 구성하는 중요한 역할에 관해서는 다음 장에서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많은 부분이 생략되어 있어서 완전한 문장은 아니지만, 세상에서 가장 짧은 이야기를 하나 소개할까 합니다.


(1) For sale: baby shoes, never worn.

‘노인과 바다’를 쓴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썼다고 잘못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윌리엄 R. 케이라는 작가가 쓴 글이라고 합니다. 위 문장은 우리말로 “팝니다: 아기 신발, 신은 적 없음”이라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을 읽고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아기를 잃은 부모의 심정이 느껴진다면, 이 문장의 의미를 잘 파악한 겁니다. 우리가 듣고, 말하고, 읽고, 쓰는 수많은 문장은 각자가 하나의 이야기로서 수많은 맥락과 숨겨진 의미를 곱씹어 보아야 제대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풍성한 이야기를 깊이 있게 이해하기 위해서 우리는 가장 먼저 개별 단어들이 어떤 규칙으로 나열되었는지, 즉, 문장이 어떤 구조로 이루어져 있는지 알아야 합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영어 단어란 무엇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