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인 시인의 ‘말을 위한 기도’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
수없이 뿌려 놓은 말의 씨들이
어디서 어떻게 열매를 맺었을까
조용히 헤아려 볼 때가 있습니다.
무심코 뿌린 말의 씨라도 그 어디선가
뿌리를 내렸을지 모른다고 생각하면
왠지 두렵습니다.
내가 내뱉는 말들이 씨가 되어 다른 누군가에게 뿌리를 내리게 된다. 긍정의 열매를 맺기도 하고 부정의 열매를 맺기도 한다. 잠깐 내뱉은 말이 누군가에게 평생토록 긍정의 에너지를 주는 열매가 되기도 하고 평생토록 원한 맺히고 상처되는 열매를 맺기도 한다. 예전에 학교 후배를 오랜만에 만난 적이 있는데 그 친구가 나에게 ‘전에 제게 해주신 말씀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라고 한 적이 있다. 나는 언제 어떤 상황에서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지만 그 친구에겐 내가 한 말이 큰 힘이 되고 긍정적인 작용을 했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좋았다. 기분이 좋은 것도 있었지만 다르게 생각해보면 내가 생각하지도 못하는 예전의 어떤 부정적인 말들이 다른 누군가에게 오래도록 괴롭히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무섭기도 하고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변에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 무시하고 험담하고 윽박지르는 사람이 있다. 그분은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부정적인 씨를 뿌리고 다니는 것인지.. 그분 주변의 대부분 사람들은 모두 가슴속에 상처에 분노를 담고 있는 것들을 보면 말이 씨가 되어 누군가에게 뿌리를 내린다는 말이 너무 공감되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