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이디푸스 Jul 11. 2019

천하흥망 필부유책(天下興亡 匹夫有責)

  중국 명나라 말기의 사상가인 ‘고염무’가 한 말이다. “천하가 융성하고 쇠퇴하는 데에는 한낮 밭 갈고 나무하는 평범한 농부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뜻이다.

 자라면서 사회적으로 어떤 부조리가 있거나 안 좋은 일이 생겼을 때, “어른들이 잘못했다”, “어른들이 미안하다”라는 말들을 어른들로부터 듣곤 했다. 그리고 나도 속으로 어른들의 잘못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이 세상이라는 곳으로 나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이 세상이라는 것은 아주 오래전부터 있어왔고, 그때의 어른들이 만들고 가꾸어온 세상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제는 나도 어른이라는 소리를 듣고, 그런 소리를 듣는 것이 어색하지가 않다. 지금 일어나는 부조리들에 대해서 나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가? 아직도 나보다 더 어른이라고 불리는 사람들 탓을 하고 있다. 그리고 속으로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나는 부조리한 행동을 하지도 않았고 그러한 것은 부조리한 상황을 만들어간 자들의 잘못이다.’라고 생각한다. 나는 잘못이 없고 다른 사람들의 잘못이 크다고 남을 탓하기만 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아무것도 하지 않은 나의 잘못도 크다는 것을 느낀다. 상황이 잘못돼가는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고, 바로잡으려고 하지 않은 것, 그것이 문제다. 세상이 나쁘게 변하는 일을 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쩌면 나쁘게 변하는 세상에서 바로잡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매거진의 이전글 화재나 지진은 여성을 피해 가나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