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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이디푸스 Jul 12. 2019

문 앞에서의 매너

  사무실이나 가게 문을 열고 들어갈 때, 뒤에 사람이 따라 들어오고 있으면 뒷사람이 문을 잡을 수 있을 때까지 잠시 잡아주곤 한다. 이것은 뒤에 따라 들어오고 있는 사람을 인지하고 있다면 자연스러운 행동이다. 하지만 뒤에 사람이 있든 말든 전혀 신경 쓰지 않고 그냥 지나가는 사람들도 있다. 그렇게 되면 뒤에 오던 사람은 불편을 겪게 된다. 뒤에 사람이 있는지 몰라서 그럴 경우도 있을 수도 있다. 뒤에 사람이 있는지 모른다는 말은 뒤에 사람이 있든 말든 신경을 안 쓴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뒤를 살피지도 않고 자기 갈 길만 가는 것이다. 문을 당겨서 들어가는 경우는 그래도 좀 나은데 문을 밀고 들어가는 경우는 문이 닫히면서 뒷사람에게 달려들기(?) 때문에 위험할 수도 있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뒤에 사람이 따라오고 있어서 앞사람이 문을 잡아줬는데 뒷사람이 문을 이어 잡지 않고 몸만 쏙~ 빠져나가는 경우다. 개인적으로 이런 경우를 심심찮게 겪는다. 백번 양보해서 양손에 짐을 들고 있으면 이해라도 하겠는데 양손을 주머니에 넣고 따라오면서 그 상태 그대로 내가 잡고 있는 문을 통과한다. 심지어 아무런 인사말이나  눈인사나 묵례도 없다. 내가 문 열어주는 사람이 아닌데도 말이다. 심한 경우는 뒤에 여러 명이 연달아 따라 들어오는데 모두 그냥 지나가 버린다. 그렇게 되면 문을 계속 잡고 있을 수밖에 없다.


  앞의 두 경우 중에 앞사람이 문을 안 잡아주는 것은 개인적으로 별 불만이 없다. 그렇다고 해서 앞사람에 대해서 매너가 없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하지만 뒤에 따라 들어오는 사람이 문을 이어 잡지도 않고 몸만 빠져나가면 기분이 언짢아진다. 어느 누구라도 가장 첫 번째로 문을 열고 들어가기만 하지도 않고 뒤따라 들어가 보기만 해 본 사람도 없다. 수십 년 동안 수없이 양쪽 상황을 다 겪는다. 그런데도 왜 이런 상황이 생기는지 잘 모르겠다. 어쩌면 수없이 많은 상황을 겪으면서도 나처럼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 많은지도 모르겠다. 이 세상에는 무수히 많은 사람이 제각각의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모두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 또한 나의 생각의 다수가 아닌 소수의 생각일지도 모를 일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문 앞에선 뒷사람을 위해서 문을 잡아주고 뒷사람은 문을 이어서 잡고 들어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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