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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이디푸스 Aug 27. 2019

영화관의 이중적 태도(광고 VS 엔딩)

  영화관에서 영화를 볼 때 영화 상영시간에 늦지 않기 위해서 영화 시간보다 5~10분 일찍 입장한다. 입장을 해서 자리에 앉아 있으면 스크린에서는 광고가 나오고 사람들이 하나 둘 들어와서 각자의 자리에 앉는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상영시간이 됐는대도 영화는 시작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스크린에서는 여전히 광고가 나오고 있다. 나는 영화를 주로 CGV에서 보는데 '바디프랜드' 광고를 수십 번을 봤고 조만간 100번을 채울 것 같은 느낌이다. 영화는 상영시간 10분 정도 지나서야 상영된다. '나는 영화를 보러 왔는데 왜 광고를 강제 시청해야 하지?'라는 생각이 들면서 불쾌감이 든다. 광고는 돈이다. 관객들을 볼모로 영화관들이 이득을 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렇게 영화관에서 벌어들인 광고수익이 다시 관객들에게 돌아간다면 서로 윈윈일지도 모르겠다. 유튜브를 보다 보면 자신들이 좋아하거나 응원하는 채널에서 나오는 광고는 skip 없이 시청해서 유튜버에게 수익이 돌아가게 하고 유튜버는 다시 질 높은 콘텐츠를 생산하기도 하니까 비슷해 보이기도 한다. 그리고 최근 유튜브에서는 돈을 내면 광고 없이 유튜브를 볼 수 있는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시간은 금이다'라는 말이 여기에 쓸 수 있을 것이다. 그러고 보면 영화관에서도 광고 없이 영화를 볼 수 있는 프리미엄 서비스가 등장할지도 모를 일이다.


  어떤 사람이 이와 관련해서 영화관을 상대로 소송을 걸었는데 졌다는 이야기도 있고, 영화의 상영시간에 광고 시청도 포함된다는 말도 있다. 그리고 영화관 측에서 광고가 나오는 시간 동안 관객들을 무조건 입장하게 만들어서 강제로 시청하게 하지는 않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기분이 좋지는 않지만 더 이상 불만을 가지지 않기로 했다. 


  가지고 있는 CGV와 메가박스의 영화표를 살펴보니 다음과 같은 문구가 적혀 있다. 

메가박스 
지연입장에 의한 관람불편을 최소화하고자 본 영화는 약 10분 후에 시작됩니다. 
CGV
입장지연에 따른 관람불편을 최소화하고자 본영화는 약 10여분 후에 시작됩니다. 관람에티켓을 위한 사전입장을 부탁드립니다. 

두 영화관 모두 약 10분 후에 영화가 시작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그런데 그 사유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입장 지연에 따른 관람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란다. 솔직하지 못한 것 같다. 정말 입장 지연 때문에 10분 후에 사직하는 것일까? 경험에 비추어 봤을 때 영화 시작하고 입장해서 불편을 끼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로 인해서 짜증 났던 기억들도 있다. 그렇다고 상영시간을 10분 늦추면 달라질까? 영화가 10분 늦게 상영된다는 걸 알게 되면, 더군다나 영화표에도 10분 후에 상영한다고 적혀 있으니 사람들은 다시 10분 뒤의 시간에 맞춰서 움직일 것이다. 그리고 지연 입장하던 관객은 상영시간이 10분 늦어져도 지연 입장할 여지가 많다. 영화표에는 저렇게 적혀 있지만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광고 때문인 것 같다.  그렇다고 광고 때문이라고 하긴 어렵고 관객들을 배려하는 듯한 문구로 포장되어 있다. 그런데 이것은 내가 영화관을 운영한다고 해도 저렇게 포장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은 든다. 


  영화가 끝나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영화관 측의 이중적 태도가 드러난다. 영화를 보면서 느꼈던 감동의 여운과 함께 엔딩 크레딧을 끝까지 보고 싶을 때가 있는데 편안하게 감상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는다. 엔딩 크레딧이 끝나기도 전에 직원이 출입문 앞에서 자꾸 어슬렁거리기도 하고 영화관 안으로 들어와서 정리를 하기도 한다. 그리고 한 번은 엔딩 크레딧 중간에 직원이 들어와서는 "영화 끝났습니다!!"라고 소리친 경우도 있었다. 그 순간 영화를 보며 붙잡고 있던 감정이 모두 달아나 버린다.  영화 시작 전엔 광고를 시청하게 하면서 엔딩 크레딧은 왜 편히 보지 못하게 하는가? 영화 상영시간에 엔딩 크레딧은 포함되지 않는 것인가?


  영화관 측에서는 관객들에게 광고만 보게 하지 말고 엔딩 크레딧도 끝까지 편하게 볼 수 있게 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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