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회사의 창립 기념일은 5월 1일이다. 그리고 5월 1일은 근로자의 날이기도 하다. 근로자의 날은 법정 휴일로 쉬는 날이다. 창립 기념일은 회사마다 쉬는 곳도 있고 안 쉬는 곳도 있다. 하지만 우리 회사는 창립 기념일이 근로자의 날이기 때문에 쉰다. 만약에 창립 기념일이 5월 1일이 아닌 다른 날이었으면 쉬었을까? 그건 알 수 없지만 사실 쉬어도 그만 안 쉬어도 그만이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전에 다니던 회사도 창립 기념일이 5월 1일이었다. 5월 1일에 회사를 설립하면 뭔가 혜택이 있는 것일까? 우리나라에 있는 수많은 회사 중에 창립 기념일이 5월 1일인 회사가 있는 것은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 중소벤처기업부의 자료에 의하면 2016년 기준 우리나라의 기업 수는 3,676,000개다.
그중에 5월 1일이 창립 기념일인 회사는 확률적으로 10,071(0.274%) 개다. 내가 다니는 회사가 10,071개 중의 한 곳이라고 해서 이상할 것 없다. 그런데 회사를 옮겼는데 두 곳의 창립 기념일이 같을 확률은 1/365 x 1/365 = 0.075%다. 여자 친구를 사귀는데 전 여자 친구와 생일이 같은 것과 같은 상황이다. 그러면 정말 신기할 것 같다. 그런데 더 신기한 것은 주변 인물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창립 기념일이 5월 1일인 회사가 더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인터넷에서 기업정보를 찾아보니 우리 회사 설립일은 5월 1일이 아니었다. 몇 달이나 차이가 난다. 전 회사는 자료가 없어서 확인되지 않는다. 왜 회사 설립일과 다르게 창립기념일을 정한 것일까? 회사 설립은 그전에 했지만 이런저런 준비를 하다가 5월 1일부터 공식적으로 오픈식을 했을 수도 있고, 창립기념일에 안 쉬면 불평하는 직원들이 있을 수도 있으니 어차피 쉬는 근로자의 날로 창립 기념일을 정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어쩌면 둘 다 일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