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성엽 Sep 08. 2015

프레젠테이션 슬라이드는 Art가 아니다

3부. 시각적 문제 해결

“슬라이드 디자인을 할 때에 화려하고 아름다운 ‘예술작품’을 추구한다면 번지수를 잘못 찾은 것입니다.”





새롭게 슬라이드를 만들 때 접하게 되는 텅 빈 공간은 묘한 압박감을 줍니다. 이 여백을 도무지 무슨 내용으로, 어떻게 채워야 할지 당혹스럽습니다. 어떤 이는 직사각형 하나 달랑 그려놓고 색깔만 이것저것 바꿔 가면서 멍하니 보내는 경우도 있으며, 적절한 이미지를 찾는 것에 너무나 많은 시간을 쏟아 붓기도 합니다.


보통의 문서 작업 텍스트를 위주로 한 평면적 형태지만 시각화 작업은 공간, 색상, 도형 등 입체적 접근이 필요한 일이기에 제법 까다롭습니다. 그래서 아예 슬라이드를 만드는 것은 포기하고 다른 자료에서 통째로 복사해 오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항상 하는 말은 "원래 이 바닥이 그래."라고 말합니다.


또 어떤 사람들은 슬라이드 디자인 책으로부터 ‘영감’을 얻으려고 애쓰기도 합니다. 실제로 대형서점에 가보면 서가의 한 면 전체가 슬라이드 관련 책으로 꽉 차 있습니다. 과연 이런 책들이 독이 될까요 약이 될까요? 독서를 통해 디자인의 기본지식을 쌓는 것은 좋지만, 그 책을 마치  바이블처럼 여기고 맹신하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슬라이드를 만드는 근본 목적과 어떻게 표현하는 것이 가장 훌륭하게 가치를 전달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합니다. 어떤 성찰을 했는가에 따라 슬라이드 디자인의 결과물이 달라집니다.


그렇다면 잘 만든(Well-made design) 슬라이드란 어떤 것일까요? 온갖 화려한 색상, 도형, 이미지, 폰트가 어지럽게 엉켜있는 슬라이드가 진정한 의미의  Well-made design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일까요? 물론 그래픽 디자이너가 섬세하게 마무리한 슬라이드는 색상이 아름답고 시각요소의 배치가 깔끔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감각적 슬라이드가 반드시 의미 전달력도 뛰어나다고 잘라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눈으로 보기에는 아름답지만 무엇이 핵심인지 아무리 쳐다봐도 알 수 없는 슬라이드가 허다하기 때문입니다.


프레젠테이션의 본질을 조금만 더 생각해보면 이 질문의 답은 쉽게 찾아낼 수 있습니다. 가장 잘 만든 슬라이드란 발표자의 의도를 청중이 쉽고 빠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디자인된 것입니다.


'의미 전달력'은 슬라이드 디자인의 탁월성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잣대입니다.


이제 우리의 목표는 분명해졌습니다. ‘청중에게 의미가 잘 전달될 수 있는’ 슬라이드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청중이 무엇을 원하고 어떻게 전달할지에 대해 깊이 사색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그 다음에 슬라이드 디자인의 특수성을 충분히 이해하고 기본원칙에 따라 차분하게 만들어 가면 됩니다. 슬라이드 디자인에 관한 한 그것으로 족합니다.


슬라이드 디자인을 할 때 꼭 알아야 할 기본 영역은 다음과 같습니다.

  *시각요소의 기본적 특성과 활용

  *시각요소를 적절하게 배치하는 방법

  *여백의 중요성 이해

  *시각요소에 의미를 부여하는 방법


제3부에서는 위의 네 가지 테마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룰 것입니다. 이것은 슬라이드를 만들 때 반드시 이해해야 하는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비록 그래픽 디자이너처럼 색과 공간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능력이 없고 체계적 훈련도 받지 않았다 하더라도, 몇 가지 원칙들을 잘 이해한다면 누구나 설득력 넘치는 슬라이드 디자인을 할 수 있습니다.


만약에 이보다 더 깊숙하게 디자인의 세계로 빠져들고 싶다면, 디자인 때문에 잠 못 자고 고민하는 것이 체질에 딱 맞다면 심각하게 전직을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우리는 디자인이 아니라 콘텐츠 때문에 밤을 새워야 합니다.   


Presentation Insight

우리가 슬라이드 디자인을 할 때 가져 할 목표는 아름다움이 아니라 설득력 확보입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