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에 가장 알맞은 분량은 어느 정도일까요?"
기획과 발표 관련 강의를 할 때 많이 받는 질문이다. 내 대답은 이렇다.
상대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절대 변하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너무 많다고 구시렁대는 사람은 있어도 간결하다고 트집 잡는 사람은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평소에 지나치게 많은 정보에 휩싸여 산다. 소화하지 못하고 흘려버리는 것이 대다수다. 이러면 꼼꼼히 봐야 할 중요 정보를 놓치는 경우도 많이 생긴다.
기획 보고서나 발표 자료를 만들다 보면 필연적으로 페이지는 계속 늘어간다. 식당에서 짜장도 먹고 싶고 짬뽕도 먹고 싶듯이, 이말 저말을 모두 문서에 집어넣고 싶기 때문이다. (아무 생각이 없어서 한 페이지도 못쓰는 경우는 제외하자.)
보고서의 양을 알맞게 조절하는 기준점은 '중요한가 그렇지 않은가'이다. 중요한 부분이란 내 주장의 핵심이면서 상대에게 큰 의미를 갖는 내용이다. 이 외는 사실상 문서의 장식이며 문서의 몸통이 아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잘라낼 수 있는 부분이다. 중언부언하는 부분이나 장황한 수식어는 1초도 고민하지 말고 삭제한다. 작성자 본인도 이해하기 어려운 표나 숫자는 알아보기 쉽게 그래프로 표현해야 한다.
또한 어느 단계에서 사용되는 문서냐에 따라서도 정보량은 달라진다. 어떤 일의 착수를 위한 미팅 자료에 결과 보고서에서 나올 법한 세밀한 내용을 담는다면 난센스다. 논의되는 자리에 어울리는지가 보고서의 폭과 깊이를 결정한다.
많은 양의 보고서를 쓰려는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이 정도로 많이 썼으니 내 노력을 상대가 알아주겠지?'라는 심리가 깔려 있다. 스스로 성취감을 느끼고 인정받으려는 보상심리라고 할까? 하지만, 문서의 양과 만족도는 아쉽게도 상관관계가 매우 낮다.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들을 날것으로 마음껏 담아내는 것은 수필이나 일기에서 가능할지 몰라도 비즈니스 목적의 기획, 보고서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이 문서에서 나는 무엇을 전하려고 하는가? 강조하고 싶은 내용은 무엇인가? 상대에게 이것이 얼마큼 중요한 의미인가? 어떤 형태로 구성해야 잘 전달할 수 있을까?'를 곰곰이 고민하는 것이 필수다. 충분히 사고할수록 문서는 오히려 간결해지고 품질은 올라간다.
만약 그런 고민이 없다면 그 기획 보고서는 가짜다.
"성공하는 피칭공식을 연구합니다." 피챙랩(PitchingLAB) 대표 최성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