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물리학자 Lord Kelvin은 "말하려는 것을 숫자로 표현할 수 있다면 정확히 아는 것이다"라고 했다. 이 말은 비즈니스 현장에서도 매우 깊은 울림을 준다. 측정할 수 있어야 진짜라는 이야기다.
많은 스타트업이 이런저런 표현으로 가치(Value)를 떠들어 대지만, 숫자로 제시하지 못한다면 뜬구름처럼 공허하게 들릴 수 있다. '최고의 만족도를 주는 서비스' '당신의 상상을 뛰어넘는 놀라운 제품' '우리 삶을 편하게 개선해 줄 필수품' 등과 같이 구체적 알맹이가 없는 말들이 그 예다. 목이 터져라 외쳐 봐야 영악한 고객은 눈도 꿈쩍하지 않는다.
제품이나 서비스가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주는지 구체적으로 정의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때 고객이 얻게 될 혜택을 간결하고 명확하게 '숫자'로 제시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매출 20% 증대, 비용 10% 절감, 제품 개발 기간 및 프로세스 40% 단축 등의 형태로 표현되는 게 보통이다.
정량화된 가치를 만들고 제안하는 과정에서 유념해야 할 것은 두 가지다.
첫째, 가치 중에서 고객이 우선시하는 것을 파악해야 한다. 예를 들어 반도체 생산비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솔루션을 개발한 기업이 있다고 해보자. 고객과의 미팅에서 생산비 절감이라는 혜택을 강조할 텐데, 만약 그 고객은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 대응하는 TTM(Time to market)을 가장 중요시한다면 어떻게 될까? 아무리 가치가 좋다 한들 고객의 우선순위와 다르다면 구매로 이어지지 못할 것이다. 고객이 우선시하는 가치를 먼저 파악하고 그것에 맞게 가치 제안을 해야 한다.
둘째, 가치 정량화는 쉽고 분명해야 한다. Before와 After의 차이를 숫자로 표현할 때 고객이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로 간결하게 표현하는 게 좋다. 필요하다면 표나 그림도 활용해 보자. 다만, After를 표현하면서 너무 과하게 숫자를 부풀리는 것은 피해야 한다. 20% 비용 절감을 장담했는데 실제로는 5%에도 못 미친다면 고객으로부터 신뢰를 잃게 될 것이다.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은 한순간이다.
서비스와 제품이 고객에게 어떤 혜택을 주는지 충분히 고민하고 숫자로 표현해 보자. 잘 정리된 가치 제안은 목표 고객을 사로잡고 구매로 이어지게 만드는 강력한 수단이 될 것이다.
"성공하는 피칭과 소통 공식을 연구합니다."
피칭랩 대표 최성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