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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성엽 Sep 02. 2015

이익이 있는 곳에 설득이 있다

1부. 프레젠테이션의 오해와 진실

"장성택 처형 이후 북한 매체는 연일 ‘백두혈통’과 김정은의 유일 영도체계 확립을 유례없이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14일 자 노동신문 정론에는 '나는 김정은 동지밖에 모른다. 나는 김정은 동지만을 위해 숨 쉬고 피가 뛰며 김정은 동지만을 위하여 싸우는 전사다'라는 글이 게재되는가 하면 이틀 뒤 금수산 태양궁전 광장에서는 북한군 장병들이 ‘김정은 결사옹위’를 다짐하는 충성 맹세 모임을 열었다." 

(2014.1.22 세계일보)




북한의 김정은에 대한 개인숭배 수준은 과거 김일성과 김정일에 대해 이루어졌던 것과 비교할 때 큰 차이가 없는 듯이 보입니다. 이것은 그의 권력체계가  확고해지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인데, 무엇이 이것을 가능하게 했는지 정치적 역학관계를 깊숙하게 파헤치는 것은 이 글에서 다룰 주제는 아닙니다. 


필자는 이런 정치현상을 프레젠테이션과 관련지어 ‘이익’과 ‘설득’의 관점에서 풀어보려고 합니다. 


김정은은 자신과 이익을  함께하는 집권 수뇌부를 견고하게 만들고, 자신을 지지할 때 서로 win-win 하는 관계를 형성했습니다. 그에게 맞설 때는 죽음이 기다리지만 지지할 때는 권력의 핵심만이 누릴 수 있는 엄청난 이익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죠.

 

사실, 이익이라는 관점으로만 세상의 현상을 들여다 보는 것은 매우 경솔하고 위험한 일이지만 이렇게 하면 그 속내를 단번에 이해하기가 쉬운 장점이 있습니다. 복잡해 보이는 갈등도 결국은 ‘내 몫이 무엇이냐?’로 귀결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니 말입니다. 


프레젠테이션에서 발표자가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해 목이 터져라 외치는 것일까요?

설득의 관점에서 보면, 발표자의 주장을 받아들일 경우에 상대방(청중)이 얻게 되는 것이 무엇인지 명확히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필자가 IT컨설턴트로 활동하던 시절에 각종 보고서와 발표자료를 만들 때 끊임없이 자문하던 것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So What?’입니다. 컨설팅 보고를 위해서는 보통 수십, 수백 장의 슬라이드를 만들어야 합니다. 초안을 만든 후 슬라이드를 한 장씩 넘기면서 고객사 입장에서 “그래서 뭐 어쩌라는 건데? 이렇게 하면 나한테 뭐가 좋아지는데?”라는 물음을 계속 던져 봅니다. 이때 분명한 대답이 나오지 않는 슬라이드는 내용을 고치거나 과감히 삭제하는 식으로 검토하는 것이 필수 과정이었습니다.

 

발표자의 주장이 아무리 논리적이고 모양이 그럴  듯해도 정작 그것을 받아들이는 상대방에게 이익이 없다면 공허한 메아리일 뿐입니다. 설득은 고사하고 오히려 비웃음만 사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프레젠테이션에서는 청중이 얻게 될 이익을 명쾌하게 제시해야 합니다. 


청중은 자신이 받을 ‘이익’이 있다고 생각할 때, 심장을 뛰게 하는 ‘가치’를 느꼈을 때 기꺼이 반응하는 존재니까요. 



Presentation Insight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이려면 상대가 얻게 될 가치와 이익에 대한 답을 먼저 고민해야 합니다. 

이익이 없으면 설득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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