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도 반이 넘었다.
옷깃을 여미고, 종종 걸음으로 다녀야 할 것 같은데 생각보다 춥지 않다.
고맙다.
길가의 플라타너스는 앙상한 가지만 삐죽거린다. 아기 얼굴만하던 잎들은 언제 사라졌을까?
앙상한 가지 사이로 보이는 쨍한 겨울 하늘은 가을의 그것보다 더 파랬다.
바람도 잠잠한 겨울 오후 두시.
12월과 어울릴 것 같지 않은 파란 하늘과 눈부신 태양에 나도 모르게 이마로 손이 간다.
늦은 점심 후 사무실로 돌아가는 길,
드르륵 드르륵.
뒷주머니에서 진동이 느껴진다.
찡그린 눈을 가리던 손을 걷어 핸드폰을 꺼내본다.
엄마가 보낸 메시지.
보약을 끓이는 약탕기와 김 나는 약 사발 그림 옆에 건강 하라는 문구가 있다. 복지관에서 스마트폰 수업을 하는 날이면 어김없이 날아오는 엄마의 소식.
처음 받았을 땐,
엄마가 이런 걸 한다고!
반갑고 신기했다.
격려하는 마음으로 답장을 한 번 보냈더니, 그 날 이후 수업하는 날마다 알림음이 울린다.
내 눈엔 촌스럽기만한 이미지, 사진, 동영상들을 꼭꼭 챙겨 보낸다. 엄마를 말리지도 잔소리도 하지 않았다. 그저 답장 한 번, 그리고 쭉 읽씹중이다
엄마, 오늘 동지라는데 보약이 뭐야? 팥죽도 아니고.
오늘도 읽씹.
이렇게 안부를 전하는 엄마가 있다. 건강하고 살뜰한 엄마.
고마운 걸 고마운 줄 모르는 난 못된 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