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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길동 Sep 01. 2018

사람을 변화시키는 방법


몇 해전에 있었던 스니커즈 CF 광고 내용이다.


걸그룹 씨스타 멤버들이 농구 경기를 하는데 무기력하게 상태 팀에게 끌려 다닌다. 작전 타임에 열심히 뛰지 않는다고 서로를 탓하며 ''걸그룹이냐?''라며 비난한다. 그때 등장하는 팀 동료가 “걸그룹 같거든, 배고프면 꼭 이러더라.” 하며 스니커즈를 건넨다. 스니커즈를 한입 베어 먹은 멤버들은 그 순간 힘이 넘치는 남자의 모습으로 변하고 경기를 주도하며 상대팀을 제압한다.


대개의 경우 무기력한 팀에게는 ‘정신력이 약하다.’, ‘패기가 없다.’ ‘더 열심히 하라’ 고 언성을 높이며 열정을 주문한다. 하지만 그렇게 한다고 해서 갑자기 열정적인 팀으로 바뀌지 않는다. 왜냐하면 열정이라는 것이 요구한다고 생기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변화를 강하게 요구하다 보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 앞서 소개한 광고에서 열정을 만들어 낸 것은 변하라는 요구가 아니라 스니커즈였다. 


1990년대 초만 하더라도  은행은 창구마다 긴 줄을 선 사람들로 북적였다. 그런 중에  순서를 지키지 않는 사람들도 더러 있어 우리나라 사람들의 낮은 질서 의식이 사회적 이슈가 될 때가 많았고, 그때마다 의식 교육의 필요성이 강조되었다. 하지만 은행에서의 무질서 문제는 의식교육으로 해결되지 않았다. 번호표 시스템을 도입하는 순간 모든 문제가 한방에 해결됐다. 우리가 진정으로 변화를 원한다면 사람들에게 변화하라고 목소리를 높일 것이 아니라 원하는 변화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충분히 고민해야 한다.


이러한 고민은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을 목표로 정하고 있는 모든 사람과 조직에게 필요하다. 우선 교육이 그렇다. 열정적으로 일하는 사람으로 변화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는 교육이라면 교수자가 학습자에게 무조건 열정을 가지라고 강조해서는 안 된다. 스니커즈와 같이 자신의 열정 동인이 무엇인지를 찾게 해 주고 주도적으로 그 조건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해 주어야 한다. 이러한 고민은 학습자의 변화를 목표로 하는 교수자뿐만 아니라 직원의 변화를 원하는 경영자, 고객의 변화를 원하는 판매자, 성도의 변화를 원하는 목사, 자식이 변하기를 원하는 부모에게도 꼭 필요한 일이다.


사람을 변화시키는 일이 어려운 이유는 사람은 잘 변하지 않기 때문이기보다는 사람을 변화시키는 방법을 잘 모르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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