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나에게 글쓰기는 어려운 일이다. 전문가의 깊이 있는 내용엔 턱없이 못 미치고,명문가의 주옥같은 문장은 밤하늘 별처럼 보인다. 때때로 나의 부족한 글에 좌절감이 생기지만, 다만 몇 사람이라도 독자가 있다는 사실에 위안을 삼고 글을 올리고 있다. 다행히 가끔은 많은 사람이 내가 쓴 글을 읽어 주기도 한다.
기업교육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후 나에게 가장 간절한 꿈은 책을 쓰는 것이었다. 인디언 기우제처럼 그 꿈을 포기하지 않은 결과로 2003년에 첫 번째 책을 내었다. 여러 출판사로부터 정중한 거절 메일을 받고 가까스로 책이 나왔고, 이후 몇 권의 책을 더 출간했다. 그 후 나의 꿈은 베스트셀러 작가로 바뀌었다. 세상으로부터 인정받고 싶은 욕망이 내 안에서 늘 꿈틀 거린다.
블로그를 통해 글을 써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적절한 플랫폼을 탐색을 하던 중에 브런치를 알게 됐다. 다행히 작가 자격을 얻어 글을 쓰기 시작했고, 일상적으로 글을 쓰는 라이프 스타일을 갖게 됐다. 브런치는 발행 메뉴 클릭과 동시에 글이 읽히기 시작한다. 어떤 글은 즉각 반응이 오고 또 어떤 글은 꾸준히 읽히기도 한다. 각각의 글에 대한 통계도 볼 수 있다. 많은 사람이 읽은 글은 비록 책으로 나오지 않았지만 베스트셀러가 된 셈이다.
나는 글을 쓸 때 감성과 이성을 모두 활용한다. 우선 글감이 생각나면 종이를 꺼내 생각나는 대로 휘갈겨 쓴다. 또는 녹음 앱을 켜고 생각나는 대로 떠들어 댄다. 그러고 나서 그 내용을 워드 작업을 해서 출력한다. 프린트된 글을 보면산만한 상상이 구체적 실체로 바뀌고, 발전 가능한 상태가 된다. 그다음은 이성적 접근을 통해 글의 전체 구조를 다듬고 뺄 내용과 더할 내용을 정리해 본다. 다시 워드 작업을 하고 출력하면 글의 초안이 완성된다.
그다음은 읽고, 고치기를 반복한다, 이때 글 수정 체크리스트를 활용한다. 글의 일관성이 있는가? 새로운 정보가 있는가? 창의적 아이디어가 있는가? 감동을 주는 내용이 있는가? '피식'이라도 웃을 수 있는 대목이 있는가? 밑줄 긋고 싶은 문장이 있는가? 보이는 것처럼 구체적인가? 첫 문장과 마지막 문장은 연결되어 있는가? 제목은 충분히 매력적인가? 등을 수정 포인트로 활용한다. 물론 하나의 글에 이상의 모든 요소가 포함될 필요는 없다.
어느 정도 글이 완성됐다는 생각이 들고, 수정 작업이 더는 지겹다고 느껴지면, 글 평가 체크리스트를 통해 발행 여부를 판단해 본다. 글평가 체크리스트의 4 수준인'꽤 잘 쓴 글이다.'라고평가가 되면 발행을 결심한다. 조금 더 공을 드리면 훨씬 좋아지겠다 싶고인정 욕구가 커지면, 그다음 레벨인 ‘이 정도면 작품이다.’에 도전해 본다.
''아니, 그렇게 요란한 과정을 거쳐 쓴 글이 이정도야?''
누군가의 비웃음 소리가 들리는 듯하여부끄러워진다.나에게 글쓰기는 너무 높은 목표이지만, 조금씩성장하는 나를 확인하게 해주는 일이다. 또한, 기쁘게 글을 쓰고 써놓은 글을 보고 기뻐할 수 있는 행복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