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홍길동 Mar 15. 2020

코로나 19와 파워포인트


코로나 19로 온 나라가 혼란에 빠져있다. 특히 관련자가 많은 교육계는 더욱 그렇다. 초, 중, 고는 아직 신학기를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대학도 개강을 미루고 있다. 하지만 마냥 미루고 있을 수만은 없는 일이라 교육부는 대학에 비대면 수업, 즉 온라인 수업을 권고하고 있다. 사실 기술적으로 는 충분히 가능한 일이지만 너무 갑작스럽게 추진하는 상황이 되다 보니, 여기저기서 무리가 따르고 있다.

     

사정이 이러다 보니, 대학교수들은 당분간 이러닝 수업 콘텐츠를 만들어 대학 이러닝 시스템에 올려야 한다. 이런 일에 이미 익숙한 교수들도 있겠지만, 대부분 교수는 처음 해보는 일에 스트레스가 가중된다. 모든 대학은 교수님들에게 온라인 수업 콘텐츠를 만드는 방법과 학교 이러닝 시스템을 활용하는 방법을 안내하느라 분주하다.     


이러닝 콘텐츠를 만드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그중 가장 쉬운 방법은 파워포인트를 활용하는 것이다. 나는 평소 파워포인트를 많이 써왔지만, 영상자료로 만드는 작업은 처음 해보는 일이어서, ‘잘할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생각과 다르게 너무 쉬었다. 그동안 안 쓰던 메뉴를 배워서 쓰는 수준이어서 특별할 게 하나도 없었다. 


게다가 잘만 만들면 학생들을 충분히 만족시키고 효과적인 자료가 될 수 있으리라는 확신도 들었다. 일반 자료도, “이거 파워포인트로 만든 것이 맞아?” 할 정도로 고품질의 결과물을 만들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물론 모든 면에서 최고 수준의 질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수업의 효과성, 효율성, 매력성 측면에서 볼 때, 많은 비용과 시간을 투자해서 만든 콘텐츠에 비해 가성비가 월등 높다 할 것이다. 



파워포인트의 <슬라이드쇼 메뉴>에서 <슬라이드쇼 녹화> 버튼을 누른 후 다시 <녹음/녹화> 버튼을 누른 후, 슬라이드를 보면서 내용을 설명하고 녹화 종료 버튼을 누르면, 페이지별로 교수자의 목소리가 포함된 PPT 자료가 된다. 이후는 그 자료를 영상으로 저장(다른 이름으로 저장, 또는 내보내기)하면 된다. 


이러닝 콘텐츠를 만들 때 가장 어려운 점 중에 한 가지는 말을 실수하거나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아 다시 찍어야 하는 상황인데, 이 문제도 쉽게 해결할 수 있다. 문제가 있는 슬라이드만 다시 작업을 하여 삽입하고 전체 파일을 다시 저장하면 된다. 파워포인트는 레고처럼 슬라이드로 구성된 완전 모듈 방식이기 때문이다. 

    


“왜 내가 이런 것을 진작 몰랐지?”   


당장 모레 있을 수업을 위한 작업을 하면서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이 정도라면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플립드 러닝 수업을 위한 자료를 만드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대학교수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교수자가 활용할 수 있는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가르칠 내용이 좋고, 교수설계만 잘 되어 있다면 파워포인트면 충분하다.




 ‘이 비 그치면 강나루 긴 언덕에 서러운 풀빛이 짙어 오것다.' 라는 어느 시구절처럼, 코로나 19 사태가 끝나면 세상의 많은 부분에 변화가 일어날 것 같은 예감이다.

작가의 이전글 상대적 원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