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살다 보니 '상대적 원리'는 좀 알 것 같다. 상대적 느낌은 인간의 심리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소이다.
늦은 밤, 남편이 아내에게 조심스레 말을 꺼낸다. “술 한잔하고 잘까? 그냥 잘까?” 아내는 남편의 청을 단호히 거절한다. “술은 무슨 술, 그냥 자요.” 도리 없다. 그다음 날 밤에 다시 아내의 허락을 구한다. “소주를 먹을까? 맥주를 먹을까?” 이번에도 아내는 단호한 목소리로 선을 긋는다. “소주는 무슨 소주, 맥주나 한잔하고 자요.” 상대적 원리를 알고, 잘 이용하면 원하는 결과를 쉽게 얻을 수 있다.
혼자 사는 어머니에게 매일 전화하는 딸과 1년에 한 번 전화하는 아들이 있다. 1년에 한 번 전화하는 아들에게 어쩌다 전화가 오면 어머니는 반갑고 반갑다. 매일 전화하던 딸이 어쩌다 전화를 안 하면 서운하고 괘씸하다. 이때 딸이 “엄마가 나한테 어떻게 그럴 수 있어요?”라고하면, 집안싸움이 시작된다.
지하철을 타고 한참 가야 하는 데, 빈자리가 생겨 앉으면 운수 좋은 날이다. 자리의 따듯한 기운에 깜박 졸고 나면 개운해지기까지 한다. 하지만 집에 있는 의자에 앉아서는 결코 잠을 잘 수 없다. 지하철 의자보다 더 편하고, 훨씬 좋은 의자이지만 도무지 안 된다.
명품을 사는 사람의 심리는 자기 과시적이고 상대적 우월감이다. 자기보다 못한 사람이 같은 브랜드 제품을 가지고 있으면 차별화가 되지 않는 느낌에, 훨씬 더 비싼 브랜드로 도망간다. 그러면 상대적 빈곤감을 가진 사람들은 시기와 질투심으로 또 쫓아간다. 이것이 사치 산업을 키운 원동력이다.
우리는 그렇게 상대적 맥락 속에서 울고, 웃고, 기뻐하고, 슬퍼하고 있다. 거기서 벗어나려면 세상의 이치가 상대적이라는 것을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그러면 갑자기 불행해지지도 않고,서운하거나 괘씸한 마음도 안 생긴다.
새해엔 비교하지 않기로 굳게 결심하자. 자기중심을 잡고 흔들리지 말자. 그래야 복이 온다. 웃으면 복이 오고, 흔들리지 않으면 복이 안 달아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