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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길동 Jan 23. 2020

상대적 원리


솔직히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살다 보니 '상대적 원리'는 좀 알 것 같다. 상대적 느낌은 인간의 심리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소이다.   



늦은 밤, 남편이 아내에게 조심스레 말을 꺼낸다. “술 한잔하고 잘까? 그냥 잘까?” 아내는 남편의 청을 단호히 거절한다. “술은 무슨 술, 그냥 자요.” 도리 없다. 그다음 날 밤에 다시 아내의 허락을 구한다. “소주를 먹을까? 맥주를 먹을까?” 이번에도 아내는 단호한 목소리로 선을 긋는다. “소주는 무슨 소주, 맥주나 한잔하고 자요.” 상대적 원리를 알고, 잘 이용하면 원하는 결과를 쉽게 얻을 수 있다.     


혼자 사는 어머니에게 매일 전화하는 딸과 1년에 한 번 전화하는 아들이 있다. 1년에 한 번 전화하는 아들에게 어쩌다 전화가 오면 어머니는 반갑고 반갑다. 매일 전화하던 딸이 어쩌다 전화를 안 하면 서운하고 괘씸하다. 이때 딸이 “엄마가 나한테 어떻게 그럴 수 있어요?”라고 하면, 집안싸움이 시작된다.     


지하철을 타고 한참 가야 하는 데, 빈자리가 생겨 앉으면 운수 좋은 날이다. 자리의 따듯한 기운에 깜박 졸고 나면 개운해지기까지 한다. 하지만 집에 있는 의자에 앉아서는 결코 잠을 잘 수 없다. 지하철 의자보다 더 편하고, 훨씬 좋은 의자이지만 도무지 안 된다.    


명품을 사는 사람의 심리는 자기 과시적이고 상대적 우월감이다. 자기보다 못한 사람이 같은 브랜드 제품을 가지고 있으면 차별화가 되지 않는 느낌에, 훨씬 더 비싼 브랜드로 도망간다. 그러면 대적 빈곤감을 가진 사람들은 시기와 질투심으로 또 쫓아간다. 이것이 사치 산업을 키운 원동력이다.     




우리는 그렇게 상대적 맥락 속에서 울고, 웃고, 기뻐하고, 슬퍼하고 있다. 거기서 벗어나려면 세상의 이치가 상대적이라는 것을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그러면 갑자기 불행해지지도 않고, 서운하거나 괘씸한 마음도 안 생긴다.



새해엔 비교하지 않기로 굳게  결심하자. 자기중심을 잡고 흔들리지 말자. 그래야 복이 온다. 웃으면 복이 오고, 흔들리지 않으면 복이 안 달아난다


새해 복 많이 받고, 상대적 느낌에 빼앗기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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