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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길동 Jun 06. 2022

아껴 써서 모은 사람은 없다


‘아껴 써야 모을 수 있다.’는 예나 지금이나, 세계 어디에 사는 사람에게나 격언 같은 메시지다. 하고 싶은 것이 많고, 사고 싶은 것이 많은 젊은이에게는 꼰대의 잔소리로 들릴 수 있겠지만, 세상 누구도 의심하지 않는 경제 행동 지침이다.




운전 중에 우연히 켠 라디오서 금융전문가는 ‘아껴 써서 모은 사람을 한 번도 보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세상 모든 사람의 신념을 깨는 예상하지 못한 공격이었다. 나는 갑작스레 받은 충격에 혼란에 빠졌다. 그는 이어 ‘모아야 아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아껴 써야 모을 수 있다.’와 ‘모아야 아낄 수 있다.’라는 말은 언뜻 비슷해 보이지만, 인간의 행동에 다른 영향을 준다. 아껴 써야 모을 수 있다는 말을 따르면, 아껴 쓰기 위한 계획을 세워야 하고, 모아야 아껴 쓸 수 있다는 말을 따르면 모으기 위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

 

삶에서 중요한 것은 올바른 목표다. 목표가 잘못 설정되면 모든 것이 허사가 될 수 있다. 모으는 것을 목표로 정하면 아껴 쓰는 행동은 계획을 세우지 않아도 뒤에 따라오는 결과가 될 것이다. 그러므로 아껴 쓰느냐, 아니냐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불필요하다. ‘수술은 성공했는데 환자는 죽었다.’라는 말처럼, ‘아껴 쓰는 데는 성공했지만, 돈을 모으지 못했다.’가 될 수 있다.      


20세기에 탄생했지만, 21세기에 진가를 발휘하는 개념 중 하나는 언러닝(unlearning)이다. 언러닝이란 잘못된 지식을 폐기 하는 학습을 말한다. 지금껏 알고 있었던 지식이 더 이상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과감하고 의도적으로 기존의 지식을 폐기하는 언러닝을 해야 한다. 전통적인 문제를 해결할 때는 지식이 많은 것이 힘이 되지만, 생각지 못했던 새로운 문제를 해결할 때는 기존의 지식이 오히려 문제 해결을 방애하거나 장애가 될 수 있다. 지구는 평평하다고 믿고 있었던 사람들은 지구가 둥글다는 사실을 처음 인식했을 때 혼란에 빠졌을 것이다. 그들은 의식하지 않은 채 기존의 지식을 버리고, 새로운 지식을 받아들였을 것이다. 그리고 새로운 지식으로 세상을 보았을 것이다.



지금까지 알고 있었던 지식을 버린 후에는 새로운 생각을 내면화하기 위한 본격적인 행동을 해야 한다. 그 방법에는 정답이 없지만 내 경우는 여러 사람에게 얘기하며 생각을 정리하고, 작은 행동으로 적용해본다. 그리고 누적된 생각과 경험을 글로 쓰면서 나의 지식으로 내면화한다. 살면서 올바른 쪽을 바라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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