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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길동 Nov 06. 2022

비서 부부

내 안에 아내 있다 03


모처럼 집에서 쉬는 아내에게 우편물 발송, 가족모임 식당 예약, 헤어젤 구입을 부탁했습니다. 그러자 아내가 퉁명스럽게 말합니다.   


"내가 당신 비서야?"



때때로 비서가 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가끔씩 누군가 나의 비서가 되어 스케줄을 챙겨주고, 일을 처리해주는 상상을 합니다. 하지만 평범하게 사는 사람들에게 비서는 꿈같은 얘기입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비서를 둘 가능성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조금 더 생각해 보니 있을 것 같습니다. 바로 아내입니다. 아내라면 가능할 것입니다.     


물론 아내에게 일방적으로 비서 역할을 해달라고 하면, 정신 나간 사람 취급받겠지요. 남편도 아내에게 비서가 돼야 합니다. 시장보기, 분리수거하기, 강아지 산책 등 남편에게 시킬 일이 좀 많겠습니까?     


그렇게 서로를 돕는 비서가 된다면 당장 힘이 되고, 각자의 역할을 더 잘하게 되어 부부 관계도 좋아질 것입니다. 오늘 당장 아내에게 의사 타진을 해봐야겠습니다. 급여는 대기업 수준으로 할까 합니다. 물론 남편도 그만큼 받아야겠지요. 그럼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실 아내는 이미 비서 역할을 잘 해왔습니다. 나만 잘하면 될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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