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가 의견이 분분하다. 4차 산업혁명 얘기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한 합의된 정의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솔직히 그것보다는 자기 입장에서 유리한 해석을 하려는 모습이 더 강해 보인다. 설명도 제각각이다. 대체적으로 설명이 길다. 거기에 자격도 없는 사람이 하나 더 보태는 꼴인지만 모범 운전자 분들이 자원봉사로 교통정리하는 모습으로 봐주면 좋겠다. 짧게 정리하는 것도 목표다.
핵심은 4차가 아니라 혁명이다. 혁명이란 한마디로 세상이 바뀌는 것이고, 산업혁명이란 기술의 발전에 의해 세상이 바뀌는 것이다. 이에 근거하면 1차, 2차, 3차 산업혁명이 설명된다. 4차 산업혁명이란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새로운 기술의 발전에 따라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과는 다른 세상으로 바뀌는 것이다. 특별한 것은 1, 2, 3차 산업혁명은 지나고 나서 붙여진 이름인 것에 반해, 4차 산업혁명은 시작 단계에서 그 이름이 붙여졌다는 사실이다. 왜 그랬을까? 흐름이 보이기 때문일 것이다. 1, 2 ,3차의 흐름을 보면, 4차는 정해진 미래일 수 있다
증기기관과 전기 에너지를 기반으로 하는 1, 2차 산업혁명은 세상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인간의 노동을 기계가 대신하게 되고, 대량생산 시스템인 공장이 생기고, 점차 고도화되면서 새로운 물건, 새로운 기관, 새로운 산업 등 이전에 없었던 것들로 가득한 새로운 세상이 되었다. 농업사회를 살 던 사람이 갑자기 산업사회가 된 세상을 보게 된다면 놀라 자빠질 것이다.
컴퓨터 기반 정보통신 기술에 따른 3차 산업혁명으로 전에 없었던 서비스 산업이 생기고, 무엇보다도 온라인 세상이 만들어졌다. 인터넷이 없었던 1980년대를 살던 사람이 사라졌다가 2018년에 돌아오면 완전히 달라진 세상에 적응하기 힘들 것이다. 이제 온라인 세상은 어설프지 않다. 또 하나의 세상이다. 게다가 어느 사이에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다음 단계는 오프라인 세상과 온라인 세상이 통합되는 것이다. 그로 인해 산업 패러다임이 바뀌고, 삶의 방식이 변하는 것이 4차 산업혁명이다. 이제 시작이고 수십 년에 걸쳐 변화가 일어나겠지만, 그렇게 흘러갈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우리야 연속 흐름 속에 있다 보니 실감을 못할 수 있지만 전후를 비교하면 천지개벽일 것이다.
그래서 어쩌라고?
하면 크게 할 말은 없다. ‘그냥 살아야지 뭐 뾰족한 수 있겠나?’ 싶다. 그래도 변하지 않으면 변화당한다고 겁을 주는 사람이 많으니 뭔가 하기는 해야 할 것이다.
새로운 기술을 배워야 하나?
이미 새로운 학과들이 생겼고, 어린아이들은 일찍부터 코딩을 배우기 시작했다. 물론 신기술에 대해 알면 좋겠지만 모든 사람이 다 그럴 필요는 없을 것이다. 글로벌 시대에 영어가 중요하지만 영어 못해도 잘 사는 사람은 많다.
창의적 사고를 개발해야 하나?
분명 지금까지는 없었던 문제가 발생하고 또한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창의적 문제 해결 역량이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창의적 사고 방법을 배워서 해결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변화하는 시대에 맞는 사고방식이 체화돼야 가능한 일이다.
그럼, 그냥 지켜보고 있어야 하나?
오히려 그게 나을 수 있다. 세상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지켜보는 것이다. 지금은 변화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한 체 끌려가고 있는 모습이다. 설사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해도 그런 식으로 빠른 변화시대를 사는 힘을 기를 수는 없다. 어디로 가는지 모르고, 누군가 정한 길을 무작정 따라가는 식으로는 안 될 일이다.
변화시대를 사는 힘은 무엇이 어떻게 변하고, 왜 변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새롭게 나타나는 현상을 주도적으로 관찰하고, 그 과정을 통해 알게 된 것들에 대해 충분히 토론하면서 스스로 깨우칠 때 변화시대를 이해하는 통찰과 새로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힘이 길러질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인재육성을 모토로 내세운 교육 현장은 부산하고 빈수레처럼 요란해 보인다.
이미 시작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준비하고 필요한 역량을 개발하는 것은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그러나 그 방법은 다시 생각해야 할 것이다. 교통정리 자원봉사를 하시는 모범 운전자분들의 역량은 교통경찰관과 차이가 있겠지만 도로 소통을 원활히 하려는 사명은 다름이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