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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길동 Dec 18. 2022

친구야 안녕

세월이 분다


며칠 전  통화하면서 네 목소리가 좋지 않은 것 같아 마음이 무겁고 걱정이 많이 됐다. 지금은 어렵지만 시간이 지나면 좋아지고 회복되리라고 믿는다. 약한 생각하지 말고 오늘 하루도 힘찬 마음으로 좋은 생각 하면서 지내기 바란다. 대학 시절에 맛있게 자주 먹었던 풍미식당 짬뽕밥 생각도 하고. (2022.12. 7)


태선아. 오늘은 어떻게 지냈니? 이제 제법 기온이 떨어져 추위에 몸을 움츠릴 때가 많다. 그래도 마음은 활짝 펴야겠다. 세상일이 다 그렇듯이 좋은 일도 있고 나쁜 일도 있는 법이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말처럼 오늘을 지나 보내고, 내일을 기다리자. 힘내고. 또 연락할게. (2022.12.8)


태선아.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가 1983년이니까, 내년이면 꼬박 40년이다. 별처럼 수많은 사람들 중에서 우연히 만나  40년 동안 여러 일을 겪고 나누면서 우정을 쌓아 왔다. 때론 가까이 에서, 때론 멀리 서 함께 했던 시간이 소중하다. 앞으로 더 깊은 우정을 쌓아가자. 오늘 하루도 잘 지내고. (2022.12.10)


태선아. 오늘은 교회에 왔다. “하나님, 오늘 우리를 위해 죽으신 주님의 사랑을 생각합니다. 사랑의 하나님, 특별히 우리의  좋은 친구 태선이를 기억해 주시고, 새 마음을 주시어 건강한 삶을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또한, 그 가족을 위로하여 주시고.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새 힘을 주시옵소서. 이 모든 말씀 우리를 사랑하는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렸습니다. 아멘.오늘은 기도하며 힘내자. (2022.12.11)


태선아. 오래전  일이다. 너는 친구 결혼식에 축의금이 없으면 못 간다고 했고, 나는 그래도 가야 한다고 했던 거 기억하니? 지금 생각해 보면 쓸데없는 고민이었다 싶다. 어느 쪽이든 기쁨을 나누려는 마음은 똑같은데 말이다. 아무튼 기쁨과 슬픔을 함께하는 친구가 있어서 참 좋다. 고맙다 친구야. 땡큐, 타이센. (2022.12.12)


태선아. 넌 공부도 잘하고 춤도 잘 추는 대학생이었다. 강한 책임감으로 나라를 지킨 군인이었다. 너는 넓은 세상으로  뻗어나갔던 회사에서 유능하고 자부심 넘치는 대우맨이었다. 교육생에게 최선을 다했던 진실한 강사였다. 그리고 착실하고 좋은 남편이고, 아들을 끔찍이 사랑한 좋은 아빠다. 나에겐 처음부터 지금까지 좋은 친구다. 좋은 사람보다 더 좋은 표현은 없는 거 같다. 오늘도 굿데이. (2022.12.13)


오늘은 기온이 많이 떨어졌다. 겨울에 추운 것이야 당연지사인데 갑자기 추워지니까 괜히 걱정이다. 살면서 어김없이 맞는 겨울이지만 그때마다 걱정이 앞서고, 그저 빨리 지나가기만 바랬던 것 같다. 이제 익숙해질 만도 한데, 이번에도 그렇다. 빨리 겨울이 가고 봄이 왔으면 좋겠다. 벌써부터 봄타령이라 하겠지만, 그렇게 또 희망을 품는다. 분명히 봄은 올 테니 말이다. 태선아, 이번 봄엔 프로야구 개막전 가자. (2022.12.14)



태선 씨 아내입니다. 그동안에 보내주신 문자는 제가 매일 읽어주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것은 못 읽어 주겠네요. 내년 봄 프로야구 개막전엔 태선 씨가 못 갈 거 같아서요…. 태선 씨가 지금 상황이 몹시 좋지 않아 어쩌면 오늘을 못 넘길 수도 있을 거 같아요…. (12.14)




태선아  가. 그동안 고생 많았다. 누구보다 선한 모습으로 성실히 살았는데, 오히려 먼저 가는 것이 아쉽고 또 아쉽다. 혹여나 급한 일로 시간이 없으면 어쩌나 했는데, 장례 기간에 시간 낼 수 있어 다행이었다. 너는 갈 때까지 좋은 친구다. 먼저 간 것이 너무 아쉽지만, 조금 있다 다시 만나자. 친구야, 안녕. (2022.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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